매일신문

스페인 폐타이어 야적장서 대형 화재…주민 9천명 긴급대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인근 소도시의 폐타이어 야적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주민 9천 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불이 난 장소는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35㎞ 떨어진 소도시 세세냐의 폐타이어 야적장이다.

이곳에는 1990년대부터 쌓이기 시작한 10만t이 넘는 폐타이어가 방치돼 있었다.

스페인 당국은 이날 오전 1시께 불이 시작됐으며, 늦은 아침쯤에는 10만㎡ 넓이에 3m 높이로 쌓인 폐타이어 가운데 4분의 3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왔고, 최소 30㎞ 떨어진 곳에서도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인근 아파트 등에 사는 주민 9천 명에 대해 대피를 지시했다. 이중 8천 명은 당국의 지시가 있기 전에 일찌감치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소방관 10개 팀을 투입해 12시간 이상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이 꺼지는 데는 최소 수 일이 걸릴 전망이다.

스페인 당국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카를로스 벨라스케스 세세냐 시장은 해당 지역에서 수일간 비가 내렸기에 자연발화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모든 정황이 누군가 고의로 이번 재난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직접적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까지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풍 덕분에 연기 기둥이 비껴가면서 마드리드 국제공항도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세세냐의 폐타이어 야적장은 수년간 지역민과 환경론자들의 비판 거리가 돼 왔다.

폐타이어 야적장이 걸쳐 있는 마드리드와 카스티야라만차 주는 작년 말 이곳에 쌓인 폐타이어를 전부 처분하기로 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태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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