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제와 학부모는 동반자' 깨닫게 한 대구경북 스승의날

어제는 스승의날이다. 이 날의 뜻을 되새기고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를 전하는 일들이 대구경북 여러 학교에서 열렸다. 1963년 처음 지정되고 폐지와 부활의 사연을 겪으며 매년 맞지만 갈수록 그 풍경이 달라지고 진화 중이다. 특히 스승과 제자 사이의 정(情)을 다지는 훈훈한 행사들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사제동행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대구에서는 편지로 축하하고 학생이 정성스레 마련한 과자 몇 봉지로 조촐한 사제간 모임을 갖고 서로의 거리를 줄이는 행사가 이어졌다. 대구 한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어린 시절 놀이를 재연하는 등 사제가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사제동행 어울림 한마당'을 열었다. 한 학부모는 선생님에게 얻어 마신 커피 보답으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정성을 전했다. 경북 의성의 한 초교에서는 선생님 몰래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준비한 '선생님 상장 수여식' 같은 깜짝 행사로 선생님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제 모두에게 기억의 샘 속 깊이 오래 저장될 추억임에 틀림없다.

사실 스승의날을 만든 목적은 분명하다. 먼저 선생님을 공경하고 교권 존중 분위기로 스승의 사기 앙양과 사회적 신분을 높이고자 함이다. 그러나 시대 흐름은 그렇지 못했다. 당초 취지가 퇴색되기도 했고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일부에서 빚어진 일탈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 역시 한때 스승의날이면 서로 부담스러운 날로 받아들이는 힘든 순간들도 보낸 셈이다. 다행히 이런 모습은 교직사회의 높은 자정력으로 사라졌다.

반면 교권은 뒷걸음질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국회의원의 교육부 제출 교권 침해 자료가 증거다. 2013~2015년 전국 초'중'고교의 교권 침해 사례는 1만3천29건이다. 매년 3천~5천 건의 침해가 일어났다. 폭언과 욕설이 8천415건으로 전체의 65%로 가장 많다. 심지어 249건의 교사 성희롱과 폭행 240건도 있다. 학부모 교권 침해도 244건이다. 무너지는 교권의 안타까운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 대구경북 여러 곳의 스승의날 행사가 돋보이는 까닭이다. 스승과 제자, 학부모는 서로 존중하고 함께 가야 할 동반자임을 깨닫게 해주는 아름다운 일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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