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영덕 장사상륙작전에 사용한 상륙함(LST)인 문산호의 복원'전시사업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다. 장사해수욕장 바닷가에서 진행하는 이 사업은 영덕군의 가장 큰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지만, 300억원 가까운 예산만 날린 채 좌초 위기에 놓인 것이다.
경북도가 지난해 말 영덕군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공사 기간이 2년 이상 지연됐고, 설계 변경으로 30억원 정도의 혈세가 낭비됐다고 한다. 더욱이 현재 공사 중인 상태에서 문산호 내부 구조물이 파도에 휘어져 안전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바닷가 공사장이라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기본적인 문제점조차 감안하지 않은 채 5년간 공사를 강행한 영덕군과 공사 업체의 배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영덕군의 잘못이 한둘 아니지만, 처음부터 계획 수립 및 설계가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안 연안은 높은 파고로 바닷가에서 작업을 하기 어려운데도 건축 공정 일부를 바닷가에서 하고, 나머지는 해상에서 작업하는 것으로 당초 설계에 반영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해상 작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부산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어 예인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해 30억원이 추가로 들었다.
영덕군이 이 사업을 위해 장사해수욕장 동남쪽에 80억원을 들여 방파제를 설치했으나 북쪽에는 아예 만들지도 않았다. 이번에 문산호 내부 뒷부분을 휘게 한 것은 북쪽의 파도였다. 북쪽 방파제를 새로 만들려면 동남쪽 방파제보다 더 많은 사업비가 필요하고 당장 조달할 방법도 없다고 하니, 도대체 이 사업이 언제 끝날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이번 사업은 주먹구구식 행정이 빚은 참사나 다름없다. 그 많은 사업비를 쏟아붓고도 언제까지 공사를 더 해야 하고 얼마나 더 돈을 투입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경북도와 영덕군은 잘못을 확실히 가려 책임 소재를 물어야 한다. 당시 참전한 학도의용군과 6'25 참전용사의 실망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부분을 서둘러 바로잡아야 한다. 이와 함께 이 사업을 빨리 마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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