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타고난 끼가 있었다. 늘 세련된 옷차림에 무스를 써 단정하면서도 개성을 살린 헤어스타일이 돋보인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너까지, 흠잡을 데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박형규(65'대구 동구 동부로) 씨는 소위 '왕년에 날리던' 사람이었다. 방송 분야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영상프로그램 분야의 대부라고 해도 그리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그는 극장영화 1편과 비디오영화 5편을 제작했다. 방송프로그램 타이틀 제작, 대구 '수성케이블' 주주, 대구방송 주주를 거쳐 가야대학교 연극영화과 겸임교수,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강사를 지냈다. 영화배우들과 함께하며 화려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사업이 모두 대박을 낸 것은 아니었다.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 것이 또한 영화 제작이었다.
"배운 도둑질이다 보니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고 보니 팔자인가보다 생각합니다. 돈을 떠나서 좋아하는 일이니까 한다고 봐야겠지요. 돈이 되어도 어려운 게 있고, 돈이 안 되어도 즐거운 일이 있지요. 예전에는 기획, 리더만 해보았습니다만 지금은 운영하는 부분을 새롭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흘러간 것은 잡히지 않는다. 깊이 새겨진 것들만 잡을 수 있다. 박 씨는 현재 '백운 스튜디오'에서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그때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 축적되어 지금은 더 새로운 고급 영상 프로그램을 제작 지원하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마음이 바쁩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현재가 더 즐겁습니다."
박 씨는 6년 전부터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동호회를 결성하여 공연 봉사도 다닌다. 봉사의 개념보다 여러모로 배운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고. 스튜디오 한편에는 개인마다 연습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여러 개 만들었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연주를 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교과서는 자료일 뿐이지요. 많이 배워도 실제로 써먹을 데가 없어요. 우리 스튜디오에서는 음악동호회 경험에 의한 노하우를 살려 색소폰이나 노래에 대한 레슨 부분을 실제로 모니터합니다. 표정, 행동, 입모습 등을 영상으로 보면서 애매한 부분을 교정합니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을 모니터하면 효과는 상당합니다. 카메라 테스트와 영상 모니터링의 장점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단점을 고쳐가는 것으로, 일찍이 없던 기술 지원입니다."
그의 영상촬영 모니터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스튜디오에서는 기술 지원으로 영상촬영, 오디오시스템을 지원해주고 공연 지원으로는 무대 환경 제공과 연주를 해준다. 백운스튜디오는 행사'이벤트 기획 스튜디오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개인을 모니터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자신을 모니터한다는 것이다. 모니터 받은 사람들의 영상제작물을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노래, 연주 등 연예인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을 비웠을 때 다시 채워지는, 그의 경험이 축적된 면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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