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도와 강원 묵호항을 오가는 여객선 씨스타7호가 지난 17일 묵호항을 떠나 울릉 도동항으로 향해 가다 동해 바다 위에서 엔진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943명과 차량 17대, 화물 33.5t을 싣고 출항한 지 불과 6분 만이다. 해경 경비정이 긴급 출동하고 예인선을 통해 2시간여 만에 무사히 묵호항에 되돌아왔고 다행히 다른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비록 먼바다까지 운항하지는 않았지만 승객들은 2시간 넘게 동해 바다에서 공포에 떨며 구조를 기다려야 했던 셈이다.
씨스타호의 이번 사고는 그냥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우선 출발하자마자 갑작스럽게 엔진이 멈춘 원인이다. 바다를 오가는 선박은 운항에 앞서 사전 점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특히 1996년 취항하여 20년 세월이 흐른 노후 선박으로 분류된 만큼 당국의 점검은 더욱 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점검수준은 더욱 강화된 마당이라 이번 엔진 정지는 이해하기 힘들다. 당국과 회사의 철저한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씨스타호에서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 역시 우려스럽다. 씨스타호는 이달 8일에도 울릉 도동항에서 묵호항으로 떠나려다 배 뒷부분에 틈이 생겨 기름이 새는 바람에 운항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승객 600여 명은 다른 선편으로 떠났고 나머지 280여 명은 하룻밤을 보낸 뒤 뭍으로 나와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엔진 결함이 발견돼 아예 몇 개월 동안 운항을 못 하기까지 했다. 더욱 놀라운 일은 현재 운항업체 인수 전인 2014년 4월에는 엔진 결함 상태로 3차례나 운항을 강행했고 뒷날 결함 원인이 드러났다. 안전불감증이 아닐 수 없다.
동해는 수심이 깊고 해상 물결도 고르지 않다. 17일 사고를 당한 승객의 심정은 불안 그 자체였을 것이다. 육지와 달리 수백 명의 승객을 싣고 바닷길을 달리는 해상 운항 선박에 까다롭고 철저한 점검과 주의를 절실히 요구하는 까닭이다. 당국은 조속히 종합적인 점검에 나서야 한다. 책임 규명과 엄한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눈가림식 점검과 솜방망이 조치에 따른 숱한 희생을 이제는 용납할 수 없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