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준비 200만원 썼는데, 또 불합격"

10명 중 7명 떨어지는 현실, 이리저리 돈은 돈대로 쓰고 줄줄이 낙방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커지는 취업비용 부담'.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 상반기 공채 결과가 하나 둘 나오면서 대학가 취업준비생들이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19일 오전 대구의 모 대학 도서관. 뒤편 벤치에 앉은 두 사람이 서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들의 스마트폰에는 지난달 지원서를 낸 한 자동차업체에서 서류전형에 불합격했다는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이달 들어 벌써 11번째 불합격 문자를 받았다는 김모(28) 씨는 "원서 낸 기업 중 아직 3분의 1 정도 발표가 남아 있긴 하지만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3년째 취업 준비 중인데 스트레스도 크고 돈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취업준비생에게 경제적 부담도 큰 짐이다. 생활비는 물론 각종 교재비, 자격시험 응시료에 스터디그룹 참여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권모(30) 씨는 상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면서 50만원 정도의 돈을 쏟아부었다. 입사지원서를 쓰기 전, 메이크업과 헤어에 의상까지 빌려주는 증명사진을 찍는 데 약 10만원, 회사별 인적성검사 교재를 사기 위해 약 15만원을 썼다. 취업 대비 스터디를 일주일에 3번 학교 근처 카페에서 하며 커피값과 자료 준비에 들어가는 프린트비용도 최소 20만원은 들었고 졸업증명서, 토익성적표, 자격증 증명서 등을 발급받는 비용도 적잖았다.

면접까지 가면 경제적 부담은 가중된다. 대부분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 만큼 KTX를 타고 이동하면 왕복 교통비만 10만원, 면접이 아침 일찍 잡히거나 교통편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 전날 미리 가 하룻밤 자야 하는 탓에 숙박비까지 든다. 권 씨는 "숙박까지 하게 되면 30만원이 훌쩍 깨진다. 상반기 공채에만 200만원이나 썼는데 최종 합격 발표가 남은 3곳 중에서 한 곳이라도 합격했으면 좋겠다"며 씁쓸해했다.

한편 올 상반기 채용시장에서 신입직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지원한 기업 중 단 한곳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 상반기 구직활동을 한 대졸 신입직 구직자 1천105명을 대상으로 '2016년 상반기 신입직 취업 성공률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26.2%만이 최종 입사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73.8%는 단 한 곳의 기업으로부터도 입사 합격 통보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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