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첫사랑 '미스 에이' 수지를 밀어내고, 대한민국 대세녀로 등극한 'AOA' 설현. TV광고는 물론 SK텔레콤 입간판 '아프로뒤태'(앞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여신 뒤태)로 뭇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완벽한 몸매와 첨단 미래형 미인 얼굴로 대한민국 미의 여신이 됐다. 10~20대 청춘 남성들은 물론 30~40대 직장인의 스마트폰 바탕화면에도 설현의 아름다운 모습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대한민국 대표 미녀 계보의 현재형이라고 봐도 좋다.
그런 대세미녀 설현이 첫 시련을 맞고 있다. 문제는 초등학생도 알법한 너무 쉬운 역사인물을 몰랐다는 것이다. AOA의 멤버 지민은 이달 3일 방송된 케이블TV 온스타일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두고 "누구냐"고 묻자, 처음엔 "안창호"라고 했다가 틀렸다고 하자 이내 "긴또깡"(야인시대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답한 것. 옆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설현은 방송 스태프가 '이토 히로부미'라는 힌트를 주자, 무관심한 듯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답했다.
◆다른 인물도 아니고 안중근 의사를 모르다니
일전에 초등학생 설문조사에서 "안중근 의사가 의사(닥터)입니까" 라고 물어서 웃지못할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차라리 이 정도였으면 유머로 넘길 수도 있을 지 모른다. 다 알면서 동음이의어(義士와 醫師)를 활용한 재치로 봐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세녀 설현이 소속돼 있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걸그룹 AOA가 솔직하게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모르고, 엉뚱한 답변은 계속 둘러대니, 국민정서로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 일본 총독을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두고, 장난스런 답변이 나온다는 것은 어쩌면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할 정도의 역사에 대한 무지이자 애국심의 부재로 비화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설현과 지민에 대한 비난으로 온라인에선 난리가 났다. "안중근 의사도 모르는 역사 무뇌아", "무식한 게 왜 대국민 사과의 주제인가",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함정", "올바른 역사관의 외피를 쓴 폭력" 등 비난과 반박의 논란이 끝을 모르고 진행중이다. 이에 설현과 지민은 16일 컴백 쇼케이스장에서 "실망시켜서 정말 죄송하다."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연예인을 소비하는 대중의 이중적 시각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드가 모랭은 "스타는 지식 제공자일 뿐 아니라 인격 형성자이며 대중을 선도하는 자"라고 말했다. 설현과 지민을 향한 비난 역시 연예인의 공인으로서의 역할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대한민국 대세녀가 안중근 의사도 모르냐는 비난은 어쩌면 '현 시점에서 최고의 미모를 가진 대표 여성이 대한민국 역사 정체성조차 없냐'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지민과 AOA의 다른 멤버였다면 사건의 파장은 이처럼 강력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거침없이 대한민국 대표 미녀로 등극한 설현이 포함됐기에, 일파만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는지도 모른다.
대중들이 연예인을 소비하는 이중적 시각도 문제다. 연예인은 전인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가수든 스포츠스타든 개그맨이든 방송인이든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엄청난 내공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뿐이다. 이들의 재능과 재치, 미모 등에 열광하는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연예인들에게도 높은 도덕성과 역사인식, 교양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서상 연예인은 '사회적 공인'이라는 여론때문에 연예인들의 잘못에 대한 사회적 지탄 수위는 더 높아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세녀 '설현'은 이 위기를 어떻게 넘을까
SK텔레콤 광고 '이상하자'로 국민 대세녀로 등극한 설현은 냉정하게 이번 사태을 극복하고, 계속 인기를 구가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설현에게 이런 대처법을 조언한다.
"아름다운 설현 낭자! 이미 일은 벌어졌고, 사과는 한번으로 충분합니다. 앞으로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도록 노력하세요. 이번 일이 비단 안중근 의사를 모른다는 단편적인 사건은 아니겠지요. 교양에 가까운 우리 역사지식을 두루 섭렵하면, 꼭 퀴즈문제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지금껏 잘 해왔듯이 가수이자 CF모델, 연기 등 연예인으로서의 본질적인 내공은 더 쌓아가면 됩니다. 당신은 이미 신이 내려준 미모를 소유한 아름다운 20대 초반의 청춘이니까요."
※만평 형식의 이 코너는 한 주간에 대한민국 또는 대구경북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해학적으로 풀거나, 통찰력있게 뒤집어 봄으로써 가벼운 통쾌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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