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지도
최승필 지음/헤이북스 펴냄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되었다. 1994년부터 시판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나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와 사법당국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또한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에서도 여러 건의 관련 법안이 제출되었지만 결국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원인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세상에는 오늘도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흔히들 '법대로 하자'고 한다. 과연 법대로 하는 것이 옳을까? 정의로울까?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지 사회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완벽한 규칙은 아니다. 오히려 대립되는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가 가져가야 할 이익을 적정한 선에서 타협한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때로는 오류가 있고, 불완전한 상태로 있기도 한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은 당연히 올바른 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법이 잘못 해석되고, 잘못 집행되고 있다면 제대로 된 해석 집행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 책은 진부하고 딱딱한 규범이 아닌 시대와 상황에 따라 매 순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거대한 반응체로서의 법을 이야기한다. 법은 현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규칙과 관습을 바탕으로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합의에 의해 룰을 만들었기 때문에 일상에서 법의 역할은 다양하고 중요하다. 시민의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법을 이해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400쪽, 1만7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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