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패배에 따른 당 수습 방안의 공을 다시 넘겨받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장고에 들어갔다.
친박-비박 사이에 낀 정 원내대표가 '정치적 타협'을 선택할지 아니면 주류 친박계와의 갈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쇄신의 길을 갈지가 고민의 핵심이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자 총회에서 결정된 기존 혁신안을 뒤엎는 친박계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파 간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에 막혀 있다.
친박계는 지난 17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시킨 데 이어 20일 중진연석회의에서는 당선자 총회에서 결정된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체제를 뒤엎고 '혁신형 비대위' 출범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정 원내대표가 겸직하기로 한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분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정 원내대표에게 결정을 일임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미 내정한 비대위 구성을 원점으로 돌리는 동시에 앞으로 비대위원 인선에서도 손을 떼라는 얘기다.
이에 비박계는 "굴복해선 안 된다"며 비대위원장 겸임을 주장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정치적으로 굴복했다는 비박계의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진연석회의에서 내홍 해결책을 일임받은 정 원내대표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친박 또는 비박에서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의 고민은 길어질 전망이다. 섣부른 해법 도출은 더 극심한 계파 갈등을 초래할 수 있고, 이 경우 사태는 최악을 향해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정 원내대표는 시간을 두고 양 계파와의 '물밑 조율'에 더 큰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 내정된 비대위원에 친박계를 보강함으로써 계파 간 균형을 맞춘 뒤 전국위를 다시 소집해 비대위 추인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시간 끌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직은 이미 제20대 당선자 총회와 지난 11일 중진회의에서 합의된 사안이기 때문에 친박계가 드러내놓고 이를 뒤집을 명분이 마땅치 않아 정 원내대표가 결론을 미룬 채 사태 추이를 좀 더 관망하면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 원내대표가 25일 원내'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불러 총선 패배에 따른 당 수습책과 쇄신 방안 등에 대해 들으려 했던 당 소속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는 개최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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