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백사장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피서지로 각광 받아온 동해안 백사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해마다 동해안 연안침식 조사를 진행 중인 경북도는 지난해에도 해안가 39곳을 선정해 5월부터 연안침식 실태 용역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경북 동해안 백사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축구장 면적(7천140㎡)의 10.6배인 7만6천7㎡가 사라졌다. 모래양으로 따지자면 25t 덤프트럭 7천488대 분량으로, 울진'영덕'포항'경주까지 해안선을 따라 백사장이 줄어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백사장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포항이며, 지난해에만 5만4천785㎡가 감소했다.
사라진 백사장 자리에는 자갈만이 남아 해수욕장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흉측하게 변해 버렸다. 포항 월포해수욕장만 해도 백사장이 있던 자리가 온통 자갈밭으로 변해 신발을 벗고 걸으면 지압판으로 느껴질 정도다. 더욱이 일부 지역은 침식작용으로 주거지역과 도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키우는 상황이다.
이러한 연안침식 현상의 원인에 대해 태풍 등 자연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육지 개발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사장과 가까운 육지 공간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모래의 침식'퇴적으로 유지되는 백사장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로'항만건설과 공장부지 매립 등 각종 개발공사로 해안선이 원래의 모습을 잃어 바다 환경이 바뀌어 버린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경북도 해안침식 관련 자문을 맡은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안경모 교수는 "동해안 해안침식 현상은 심각한 수준으로 단순하게 경관이 훼손되는 차원을 넘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로 파고가 높고 주기가 긴 너울성 파도가 잦아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항구나 방파제와 같은 인공 구조물 설치 때문에 바닷물의 흐름이 변화돼 모래의 정상적인 이동을 방해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북도 '2015 연안침식 실태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지오시스템리서치와 ㈜아라기술이 4억8천400만원의 용역비를 받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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