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현재와 미래 세대의 연결 노력하는 대구향교

600년 역사의 대구향교가 옛 유학에 대한 낡은 생각을 바꿔가며 진화 중이다. 대구 북구의 칠곡향교와 달성군 현풍향교와 함께 대구 3대 향교의 하나인 대구 중구의 대구향교는 전국 234곳 향교 가운데 도심에 위치한 몇 안 되는 향교지만 어느 곳보다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2014년 김필규 전교의 부임 이후 새 집행부가 지속해온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업의 결과다.

대구향교의 변화는 먼저 향교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시작됐다. 새로운 전교 취임과 함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향교는 향교 운영에 큰 역할을 하는 장의(掌議)부터 대폭 바꿔 수석장의 6명 가운데 4명, 상무장의 24명 중 10명을 교체했다. 1995년부터 20년 동안 장의 활동을 하면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새 전교의 결단에 따른 인적 쇄신인 셈이다.

향교는 또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에도 나섰다. 종전까지 향교 회원과 임원 중심의 봄'가을 석전대제에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홍보를 한 결과, 전보다 배 많은 400~500여 명이 관람하기에 이르렀다. 월 5천~1만원의 11개 강좌에도 매달 800여 명이 몰리고 특히 새벽과 저녁, 방학 강좌에 학생과 젊은 층 참여도 적잖다. 전통 혼례식 장소 무료 대여와 실비 수준 편의 제공, 참여 대상을 넓힌 기로연과 한시백일장 등도 선보여 성과다. 매년 전국 3, 4곳 향교가 견학 오는 이유다.

대구향교의 변화는 또 다른 역할을 낳는다. 심각한 가족'가정 해체의 부작용, 교권 침해로 무너지는 교육현장의 사제간 신뢰 회복 등 사회 병폐를 해소하는 일이다. 도덕 재무장, 밥상머리 교육,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손녀 세대와의 교육 등으로 해법을 찾는데 향교가 앞장서는 활동이다. 탁상공론과 파당 같은 망국적인 옛 유학에서 벗어난 21세기 유학의 새길 개척과 다름없다. 바뀐 유학의 선순환 순기능이다.

대구향교의 변신은 바람직하다. 풍부한 사회적 경륜을 가진 어른 세대의 변화한 사고는 다음 세대를 위한 훌륭한 자양분이 된다. 이럴 경우 어른 세대와 미래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로 유학의 가치는 충분하다. 대구향교의 진화와 시민 친화적인 뭇 활동이 반가운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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