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성장·저소비…대구 1분기 인구 3,300명 빠졌다

신경제 '뉴노멀' 도래 분석

올해 상반기 대구의 생산과 고용 등은 정체되거나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도 되지 않아 저생산
올해 상반기 대구의 생산과 고용 등은 정체되거나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도 되지 않아 저생산'저소비 구조의 새로운 경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물가 하락폭 전국 최대 서비스업 생산지수 꼴찌권

전국 14% 성장한 건설업 지역은 마이너스 17% 기록

소비 절벽·생산력 저하 겹쳐 저성장 적응 못해 대구 탈출

대구가 저성장'저물가 등 '뉴노멀 시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산과 고용 등은 정체되거나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도 되지 않아 세계적인 신경제 패러다임인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는 지적이다.

◆생산·소비 절벽 속 저물가 행진

올해 상반기 대구의 생산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소비와 물가는 바닥을 치고 있다. 저생산'저소비 구조의 이른바 새로운 경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담은 통계청의 최근 자료를 살펴보면 대구의 광공업·서비스업과 고용, 건설 수주, 수출은 모두 전국 평균 이하였다. 소비와 물가는 전국 평균 이하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대구의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을 100으로 놓은 기준으로, 증감률은 각각 -2.3%, 2.0%를 나타냈다. 광공업의 경우 전국적으로는 0.6% 하락했으나 대구는 전국 평균의 4배 이상 하락한 것이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도 전국 평균은 2.8%였으나 대구는 이보다 0.8%가 더 낮았다. 결국 대구의 광공업·서비스업 생산지수 증감률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각각 9위와 11위를 차지하는 등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경제 파급 효과가 큰 건설산업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대구의 건설 수주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무려 17.2%나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14%가 성장한 상황에서 대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만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같은 기간 전남이 150% 가까이 성장하고 제주·경기·충북·광주·인천 등이 모두 50% 이상 성장한 상황에서 대구의 마이너스 성장은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도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지난해보다 6.7%가 감소해 인천(27%), 제주(21.8%)와는 대조를 이뤘다.

고용 지표는 더욱 불안하다. 대구의 취업자 증감률은 -0.8%로 전국 평균 1.1%를 훨씬 밑도는 한편 전남(-1.0%)을 제외하고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농림어업, 도소매업 등의 종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가는 정체 상태이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해 전국적으로 1.0% 상승이라는 저물가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는 이보다 0.1% 낮은 0.9%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1.1% 상승으로 전국 평균을 견인한 것이어서 지방의 저물가 체감 기온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새로운 경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시민들은 탈대구를 서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동안 대구 인구는 유입된 수보다 떠난 수가 3천300명 많았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 유출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 인구가 2만4천 명 줄어든 주된 이유는 주거 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28만 명 증가) 지역으로 돌아선 것이어서 저성장 시대에 적응하려는 인구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경제 악화 장기화

대구의 경제 상황은 꾸준한 바닥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연말 반짝 특수를 제외하고는 다시 소비 절벽과 생산력 저하를 드러내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광공업 생산지수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각각 -2.9%, -3.8%, -7.0%, -2.3%를 나타내며 꾸준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생산지수도 1.9%에서 2.8%까지 소폭 오르기는 했으나 매분기별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1년 사이 대구의 경제 상황이 잠깐 좋아진 적은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해 4분기, 연말 반짝 특수에 따른 것으로 지역 내 소비력보다는 정부 정책 등 외부요인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상황을 살펴보면 반짝 특수 뒤 찾아오는 소비 절벽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역 내 소비 수준을 알 수 있는 소매액 판매지수 증감률에 따르면 지난해 2·3분기는 전년동기 대비 3.0%, 2.5%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으나 4분기에는 갑자기 5.3%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를 두고 지역 내 소비 활동이 다시 살아날지 기대를 모았으나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2·3분기보다 못한 1.4% 성장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해 2·3분기 0.6%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연말 0.9%로 소폭 올랐으나 올해 1분기 다시 0.9%로 정체 상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노멀(new-normal)=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을 뜻하는 말.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규제 강화, 정부 경제 역할 축소 등이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나타날 뉴노멀로 논의되고 있다. 올드노멀과 구별하기 위해 뉴노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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