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야시장도 홍콩의 템플스트릿, 레이디스마켓처럼 될 수 있을까.
대구시와 서문시장'서문야시장 상인들은 서문야시장을 전주남부야시장,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처럼 야시장 그 자체로도 유명하면서, 또한 대구가 야간 관광지임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운영 주체 선정과 판매'문화 콘텐츠 확충, 외국인이 애써 이곳을 찾아야 할 유인을 마련하는 일 등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영업권'매출'변화 보장할 수 있는 영속적인 운영 방안 마련 필요"
셀러들의 판매 규칙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물론, 야시장 곳곳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우고, 광고 공간을 바탕으로 별도의 수익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운영 주체가 할 일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어떤 성격의 단체에 운영을 맡길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구시가 기획하고 운영 방안까지 마련했지만, 야시장 개장 이후에는 행정기관이 아닌 시민'민간이 운영해야 자생력을 지니고 오래 지속될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우선 서문시장 상인회에 맡기는 방안이 있다. 시장 운영과 손님 응대에 밝고 이미 시장에 상주하는 만큼 관리에 유리해서다. 다만 시장 점포와 야시장 셀러 간 갈등이 발생하면 "상인회가 기존 점포를 편든다"는 오해가 나올 수 있다.
마을기업'사회적기업 등 비영리법인에 맡기는 방안도 있다. 공익을 우선하는 만큼 셀러 교체 때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서문야시장이 워낙 큰 규모다 보니 이권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갈등을 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설관리공단에 운영을 맡기는 것도 한 방안이다. 서문시장 내 시설은 물론 앞으로 야시장 아케이드와 매대 시설 등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운영 편의가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 대구시가 야시장을 간접 관리하는 셈이 돼 시민의 공간이라는 의미가 다소 바랠 수 있다.
대구시 전통시장진흥센터 글로벌사업단 정기영 팀장은 "정부의 글로벌전통시장 지원사업 수행 기간이 끝나면 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 일찍이 야시장의 꾸준한 매출을 유도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주체를 고르는 일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판매상품 꾸준히 진화하고 셀러 세대교체도 원활해야 할 것"
서문야시장의 최종 매대 구성은 식품 65개소, 상품 15개소 등 80개소로 확정됐다. 그러나 내외부적 요인 탓에 셀러들이 경쟁력을 잃고 매상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 기껏 마련한 수십 개의 서문야시장 매대 모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상품의 경우 야시장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구할 수 있는 상품이 지속 진열된다면 경쟁력을 잃는다. 식품 역시 레시피 도용이 쉬운 만큼 서문야시장 인근 노점이나 음식점에서까지도 이곳 명물 식품을 따라 만들 우려가 있다.
이런 문제를 막고자 대구시는 전문 외식업체'대학 등과 연계해 상품과 레시피를 꾸준히 개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발전을 유도할 방침이다.
대구시 전통시장진흥센터 이병두 글로벌팀장은 "셀러들이 자발적으로 상품 개발'유지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고, 이를 도울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셀러들의 세대교체도 갈등 없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셀러들은 1년 단위로 계약해 최장 3년까지 판매를 이어갈 수 있을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판매가 부진하거나 식품 개발이 미진한 셀러, 문제를 일으키는 셀러를 자연스럽게 차기 셀러와 교체해야 할 것이다. 교체 기준을 세울 때 운영 주체와 셀러 간의 합의와 공감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아닌 대구, 대구 아닌 서문야시장 찾도록'
대구시와 서문시장 측은 타 지역 야시장과의 차별화와 관광 인프라 확충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전국 곳곳에서 야시장이 우후죽순 생겨난 만큼 관광객들이 '서문야시장만큼은 꼭 방문해야 한다'고 여길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는 기존 운영하던 시장 4지구 옆 명품프라자 상가에 사후면세점을 도입할 계획이다. 구매 후 즉시 환급하는 방식을 도입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이를 유인 삼아 시장 내 다양한 상품에도 눈길을 주게끔 한다.
야시장 손님들이 음식 쇼핑만 하고 발길을 돌리지 않게끔 다양한 행사와 마케팅도 도입할 계획이다. 시장 내 우수한 품질의 값싼 제품이 많은 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상인들은 보고 있다.
대구시는 서문야시장 내 문화 콘텐츠의 확충을 강조했다. 이곳에서 음악'댄스 공연과 사진'시화 전시 등의 즐길거리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구공항, 호텔'게스트하우스와 연계해 타 지역민과 외국인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봤다. 대구에 오래 머무는 사람이 늘면 대구 관광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은 "타 지역민은 물론 대구의 청년들도 최근에서야 서문시장의 존재를 알아가는 모양새다. 이래서는 서문야시장이 문을 열어도 반짝 흥미에 그칠 수 있다"며 "서문야시장이 타 지역 야시장과는 다른 특색을 갖도록 기존 서문시장 및 대구시 관광 인프라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서비스'혜택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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