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정희 탄신 100주년 '뮤지컬' 만든다

"구미 대표 문화콘텐츠로 활용" 경북도 투자심의위 열어 결정

25일 오후 구미참여연대 소속 회원이 경북도의회 중앙현관 앞에서 박정희 우상화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신도청을 방문한 노인들은 이 회원에게
25일 오후 구미참여연대 소속 회원이 경북도의회 중앙현관 앞에서 박정희 우상화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신도청을 방문한 노인들은 이 회원에게 "그분 때문에 지금 밥이라도 먹고사는 거지.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 굶어봐야 정신이 번쩍 든다"며 언성을 높였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내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을 앞두고 창작뮤지컬 '고독한 결단'(박정희 뮤지컬)을 제작하려 하자 각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총사업비 28억원(경북도 14억원, 구미시 14억원)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제작에 나섰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구미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 전반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구미참여연대, 구미YMCA, 어린이도서연구회 구미지회,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민주노총 구미지부, 전교조 구미지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25일 구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미시는 내년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을 맞아 시민 혈세 40억원을 들여 뮤지컬을 제작하고, 국제학술대회 개최, 기념우표'기념주화 발행, 사진전시회, 불꽃축제, 민방위 창설 기념식, 향토예비군 창설 기념식, 휘호집과 근대화 관련 책자 발간 등의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죽은 자의 제사상을 차리기 위해 수십억원의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에 불과한 만큼 이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구연 구미시 문화예술담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 브랜드는 구미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뮤지컬은 구미 대표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구미시내 보수단체들도 직접적 목소리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박정희라는 구미의 대표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28억원도 적은 돈"이라는 입장이다.

한 보수단체 회원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위대한 지도자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며 "100억원도 아깝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도는 25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예산규모 감축 노력 등의 조건을 달아 이 사업 추진을 가결했다. 경북도 투자심의위원회 가결로 박정희 뮤지컬 제작 사업은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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