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이후 공중화장실에 대한 여성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상당수 공중화장실이 건물 구조상 외진 곳에 있고 쉽게 출입이 가능하지만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심야시간대 등에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경찰 관계자들은 "여성 화장실에 안전장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가 높지만 건물주들의 인식이 부족해 범죄나 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벨 등의 안전장치를 설치한 곳이 드물고 관련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중화장실 중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도시철도 화장실과 도심공원 등에 불과하다.
도시철도 1, 2호선의 경우 비상벨을 누르면 곧바로 역무실로 연결이 되고, 3호선은 칠곡차량기지 관제센터로 알림이 간다. 대구 도심공원의 경우 154곳 화장실 중 142곳(92.2%)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공원 비상벨은 누르면 알람소리가 울리게 된다.
하지만 대학 캠퍼스나 도심 내 대형 상가 여성 화장실에서 비상벨을 찾기는 어렵다.
경북대에서는 지난달 여성 화장실에 수상한 남자가 침입했다는 글이 대학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후 상당수 여학생이 늦은 시간 화장실 이용에 거부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인적이 드문 늦은 밤까지 학교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화장실 이용하기가 무서울 때가 많다"며 "강남역 사건 이후는 공포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조치는 '여자화장실에 남자가 출입할 경우 경찰에 신고 바란다'는 안내문을 붙이는 것으로 끝났다. 대구권 대학 중 여성 화장실에 안전장치가 있는 곳은 영남대가 유일하다.
대형 상가 내 여성 화장실도 안전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윤우석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상벨은 알람이 울리면서 가까운 지구대나 관리실로 호출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알람소리만으로도 범죄자에게 두려움을 주고 범행을 중도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여성 화장실 잠금장치가 대부분 허술해 견고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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