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19회> 김성대 작 '빨리 달리자'(1975

운동회 때 공 굴리며 이렇게 협동을 배웠다

초등학교 운동회는 한마당 큰 잔치다. 그만큼 볼거리며 즐길거리가 많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심심찮게 웃고 즐길 수 있다. 주로 가을에 열리지만 요즈음엔 봄 또는 여름에 열리기도 한다. 어떤 학교는 봄에 소운동회, 가을에 대운동회를 개최한다. 또한 체육대회라고 부르는 학교도 있는데, 하나같이 만국기를 매달아 놓는다.

보통 두 팀으로 나누어 줄다리기나 이어달리기 같은 경기를 해서 승패를 가린다. 각 팀 선수들을 구분하기 위해 팀을 상징하는 색깔의 머리띠를 맨다. 이어달리기는 뒤에서 달려오는 사람의 배턴을 받아서 달리다가 앞 사람에게 전해주는 경기다. 최종 주자가 먼저 도착한 쪽이 이긴다. 또 경기 사이에 율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선생이나 학부모가 참가하는 경기도 있다.

재미있는 몇 가지 종목을 적어 본다. 박 터뜨리기, 콩주머니 넣기, 큰 공 굴리기가 대표적이다. 박 터뜨리기는 먼저 종이와 바구니로 박을 만들어 높이 달아놓는다. 이때 좋은 글귀가 적힌 종이와 꽃가루를 넣어둔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작은 콩주머니를 계속 던져 먼저 터뜨리는 쪽이 이기는 경기다. 터뜨리면 속에 넣어둔 글귀와 꽃가루가 쏟아지면서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콩주머니 넣기는 바구니를 달아놓고, 콩주머니를 던져서 안에 많이 넣은 팀이 이기는 경기다. 또한 큰 공 굴리기는 종이로 큰 공을 만들어 여럿이서 굴려 먼저 골인한 팀이 이기는 경기다.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와 관중이 힘차게 응원하며 사기를 북돋우고 운동회 분위기를 드높인다. 승부란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초등학교 운동회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설령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경기인 이어달리기가 시작되면 목이 터져라 응원하게 마련이다. 앞에 나서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응원하는 학부모와 관중들은 들뜬 목소리로 자기 팀이 이기기를 바라며 목이 터져라 외친다. 모두가 한 덩어리가 되어 운동회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때로는 사소한 다툼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걱정할 일은 아니다. 쉽게 흥분하지만 뒤가 없는 게 대구사람들이다.

◇ 1975년 小史

▷살인마 김대두 검거=연쇄살인범 김대두가 1975년 10월 8일 검거됐다. 5월 17일 수원교도소에서 출소한 김대두는 8월 13일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전남의 한 민가에 침입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해 55일 동안 전남과 경기, 서울에서 8차례에 걸쳐 모두 17명을 살해했다.

▷국산 자동차 1호 포니 생산=현대자동차가 포니를 1975년 12월 생산하기 시작했다. 엔진은 일본 미쓰비시의 1천238cc 80마력 새턴 수냉 직렬 4기통이었다. 미제 지프를 개조한 시발택시, 일본 닛산 블루버드를 조립한 새나라 택시에 이은 본격 국산제품이었다.

▷인혁당 재건위 8명 사형집행=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 8명이 1975년 4월 9일 긴급조치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예비음모, 반공법 위반으로 사형됐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