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살인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이 세계 평균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내놓은 '2014년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한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총 938건) 중 신원미상을 제외하면 915건으로 이 가운데 여성 피해자는 총 404명, 전체의 44.1%를 차지했다.
이런 비율은 세계 평균의 2배가 넘는 수치다. UN마약범죄사무국이 2014년에 발표한 '2013 세계살인연구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193개국에서 발생한 살인 피해자 여성 비율은 평균 21%다. 아시아 29%, 유럽 28%, 아메리카 12% 등이었다.
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 여성 단체는 이런 수치가 우리 사회의 여성 혐오에 대한 심각성을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17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부근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살인 사건을 "남자라서 살았고 여자라서 죽었다. 명백한 여성 혐오 범죄"라며 추모 현장 분위기를 남녀갈등 구조로 고조시키고 있다. 더욱이 '강력범죄 피해자의 90%가 여성'이라는 통계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성 대상 강력 범죄가 많다는 것을 단순히 심각한 여성 혐오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일부 여성단체에서 밝힌 '강력범죄 피해자의 90%가 여성'이라는 통계는 2014년 발생한 강력 범죄 중 신원미상을 제외한 흉악 범죄 3만2천472건을 바탕으로 한 자료다. 여기에는 허수가 상당 부분 있다는 것이다. 흉악 범죄 중 성폭력(성폭력 중 성추행과 사진촬영 66.3%)이 전체의 83.5%(2만8천504건)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통계만을 단순 분석해 여성 혐오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혐오' 보다는 우리 사회의 여성 차별적 구조가 더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임준태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남녀가 수평적 관계가 아니어서 어릴 때부터 여성을 약자로 인식하고 여성을 제압 가능한 대상으로 보는 탓에 여성들은 범죄 노출에 취약하다"며 "통계만으로 여성 혐오 범죄로 몰아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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