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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20회> 박용만 작 '열중'(1976년)

'골목=놀이터' 그 시절 마냥 즐거웠다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20회 금상 박용만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20회 금상 박용만 작 '열중'(1976년)

그 시절 우리네 아이들은 가지고 놀 것이 별로 없었다. 또래 아이들이 모여서 무엇을 만들거나 따먹기를 하는 게 고작이었다. 가지고 노는 것을 돈으로 산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어른들은 먹고사는 데 급급해서 아이들에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저희들끼리 어울려 지내면서 속을 썩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여겼다. 형이 아우를, 언니가 동생을 데리고 다니면서 보살폈다.

집 앞에 있는 골목이 곧 놀이터였다. 날이 밝으면 골목으로 나와서 끼리끼리 어울려 무엇인가 하면서 놀았다. 딱지치기'구슬치기'비석치기'자치기'줄넘기'숨바꼭질 같은 게 놀이의 전부였다. 하나같이 맨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도 즐겁게 놀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가 형성되었다. 그들 가운데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를 '골목대장'이라 불렀다.

요즈음 아이들은 모든 게 넉넉하고 자유롭다. 가지고 놀 것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선 귀엽고 예쁜 것을 떠올리게 된다. 한때는 바비인형이나 모형 공룡 같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블록이나 레고 같은 것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뒤이어 대형 로봇이 나오는가 싶더니 닌텐도 게임기가 등장하였다. 이제는 컴퓨터나 태블릿이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껏 먹고 입고 편하게 머무는 게 소원이다. 다시 말해서 의식주에 걱정이 없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은 세 끼를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날 우리네 형편은 그렇지 못하였다. 일제강점기를 거쳤고, 광복과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 문제는 늘 뒷전으로 밀려났다.

'아이들은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또한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도 안 된다. 해로운 사회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어린이헌장에 있는 말이다. 아무튼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 정성을 다해 보살펴야 한다.

◇ 1976년 小史

▷안동댐 준공=높이 83m, 길이 612m, 총저수량 약 12억5천만t, 유역면적 1천584㎢의 댐이다. 낙동강 수계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 댐은 하류 지역의 연례적인 홍수 피해를 줄이고 농업'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1971년 4월 착공, 1976년 10월에 준공됐다. 연간 9억2천600만t에 달하는 각종 용수를 공급함으로써 구미'대구'마산'창원'울산'부산 등지에 혜택이 미치게 되었다.

▷8'18 도끼 만행사건=1976년 8월 18일 오전 10시 45분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유엔군 측 제3초소 앞에서 미루나무 가지를 치고 있던 한국군, 미국군, 한국인 노무자를 북한군이 곡괭이와 도끼로 공격해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하고, 9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양정모 올림픽 첫 금메달=1976년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레슬링 페더급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이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는 가슴에 일장기를 단 일본 국적자로 획득한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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