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무기 없는 세계" 또 한 번 외친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대(對)일본 원폭 투하 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71년 만에 피폭지 히로시마(廣島)를 찾았다.

그리고 자신이 2009년 프라하에서 주창한 '핵무기 없는 세계'를 또 한 번 외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헌화한 뒤 행한 약 17분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두려움의 논리를 떠날 용기를 가져야 하며, 그것들(핵무기)이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71년 전 죽음이 하늘에서 떨어졌고 세상은 변했다. 섬광과 화염이 도시를 파괴했다"고 원폭 투하 당시의 참상을 거론한 뒤 "인류는 스스로를 파괴할 수단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의 모든 영혼들이 편히 쉬게 해야 하며 우리는 다시 죄악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이곳 히로시마에 왔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들(희생자들)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또 "수십만의 일본인 남성과 여성, 아이들, 수만 명의 한국인, 수십 명의 미국인 포로, 그들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한다"며 한국인 원폭 희생자들의 존재를 일본'미국인 희생자와 함께 소개했지만, 공원 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찾지는 않았다.

연설 후 오바마는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 대표위원을 맡고 있는 쓰보이 스나오(坪井直'91) 등 현장의 일본인 원폭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악수하거나 포옹을 하기도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미에(三重)현을 출발, 전용기와 헬기를 타고 히로시마에 도착한 오바마는 연설에 앞서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의 참상을 보여주는 평화공원 내 원폭 자료관을 시찰한 데 이어 위령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날 오바마의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일정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동행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에 이어 행한 연설을 통해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미'일의 화해와 신뢰, 우정이란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새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베는 이어 "나와 오바마 대통령은 2차대전, 원폭 투하 때문에 희생된 모든 사람에게 애도를 표했다"며 "미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을 만들어내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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