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리 풍경/이종근 지음/채륜서 펴냄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서 소녀는 자신의 마음을 소년에게 전하기 위해 징검다리를 활용한다. 소녀는 집으로 가자면 반드시 건너가야 할 징검다리를 막고 앉아 소년이 '말을 걸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 그러나 소년은 감히 말을 걸지 못하고 소녀가 비켜줄 때까지 기다린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다리'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은하수에 가로막혀 만나지 못하는 견우와 직녀가 칠월칠석날 단 하루 만날 수 있는 오작교, 바깥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여서 '꽃가마 타고 시집왔다가 죽어서 상여 타고 나간다'는 영주 무섬의 외나무다리, 조선 임금 정조의 효심이 깃든 안양 만안교 등 전국의 사연 있는 유명한 다리들을 소개한다.
지은이는 다리가 어디에, 언제부터, 어떻게, 왜 세워졌는지를 관찰한다. 보고서와 각종 연구문헌을 살펴보고 현장에 찾아가 촬영하고 확인했다.
전국의 유명한 다리뿐만 아니라 궁궐, 6'25전쟁, 축제, 한국의 아름다운 길과 연결된 다리 등도 소개한다. 책은 다리는 경계를 구분하는 단절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260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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