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 쌍용차만 빠져…" 2014년 이어 2016년 부산모터쇼 불참

'2016년 부산 국제모터쇼'가 펼쳐질 해운대 벡스코(BEXCO, 부산전시컨벤션센터) 제1전시장(본관), 제2전시장(신관)엔 참가업체들의 전시부스 설치를 위한 못질이 한창이다.

올해는 25개 국내외 완성차를 비롯해 부산 모터쇼 사상 가장 많은 자동차 관련 업체가 참가해 제1, 2 전시장을 가득 메울 예정이다.

제1전시장에는 국내 완성차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드·링컨 등의 전시부스가 차려진다. 제2전시장에선 랜드로버, 인피니티, 벤틀리, 캐딜락, 닛산, 도요타, 폴크스바겐, 마세라티 등 국외 완성차 브랜드와 이륜차·튜닝카 관련 브랜드가 경쟁을 벌인다.

근데 전시부스 설치 작업이 한창인 전시장 어디에도 60년 역사의 한국차인 쌍용차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모터쇼를 주최하는 벡스코는 쌍용차와 올해 초까지 모터쇼 참여를 위한 실무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벡스코는 2014년 전시회 당시 쌍용차 불참의 계기가 됐던 '전시장 배정 홀대'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와 같은 전시장 배정, 그리고 올해 모터쇼에 처음 선보이는 오프로드쇼 주관을 쌍용차에 맡기는 방안까지 제시했지만, 쌍용차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터쇼 불참과 관련해 쌍용차 측에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자동차업계에서는 '2014년 전시회 때 빚어진 쌍용차 홀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4년 전시회 당시 벡스코는 국내 완성차 모두를 제1전시관에 수용하는 게 불가능하자 가장 큰 면적을 신청한 현대차를 제2전시관에 배정하고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4개 사를 제1전시관에 배정했다. 그런데 현대차가 제2전시관은 기둥 때문에 전시가 힘들고 모든 행사가 제1전시관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홍보 효과도 떨어진다며 배정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벡스코는 현대차 측이 모터쇼 불참까지 거론하자 추첨을 통한 전시관 재배정을 제안했지만, 이에 대해 현대차는 물론 다른 업체들도 반대하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전시회 준비에 차질을 빚자 벡스코는 추첨을 강행했다. 현대차 등이 불만을 표시하는 상황에서 추첨 당일 삼성차만 참석했다.

일이 점점 꼬이자 벡스코는 전시장 배정 규정(전시 신청 면적이 큰 업체 우선 배정)에 따라 현대차, 기아차, 한국GM과 추첨에 유일하게 참가한 르노삼성차를 제1전시관에, 애초 가장 작은 면적을 신청한 쌍용차를 제2전시관에 각각 배정해 버렸다.

메이저 완성차인 현대차의 투정(?) 때문에 졸지에 제2전시장으로 밀려난 쌍용차는 '쌍용차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그러나 쌍용차 주장은 끝내 무시됐고, 쌍용차는 그해 전시회에 불참했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2016년 모터쇼 불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 초 체어맨W 카이저와 티볼리 에어를 잇따라 출시한 쌍용차가 부산 모터쇼에 내놓을 작품이 마뜩잖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차 등 다른 완성차들이 월드 프리미어급 신차 등 신차를 부산 모터쇼에서 내놓을 예정이지만 쌍용차는 현재로서는 기존 라인업 외 시선을 끌 만한 소재가 없는 형편이다.

전시장치업계 관계자는 "10일 남짓 펼치는 모터쇼 전시부스 설치에 수십억원이 들어간다"라며 "홍보할 것도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모터쇼에 참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벡스코 측은 "올해 쌍용차 불참 결정은 내부 경영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으며, 2014년 전시회 때 벌어진 일과는 별개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그러잖아도 부산 모터쇼를 비롯한 국내 모터쇼가 수십 개 심지어 수백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국외 모터쇼와 비교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그나마 5개밖에 되지 않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한 곳이 2회 연속 불참함으로써 부산 모터쇼 위상에 흠집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산전시컨벤션업체인 A사 관계자는 "부산 모터쇼가 수입차 전시장이라는 비꼬는 이들도 있다"라며 "부산 모터쇼가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측면에서 우리 완성차업계의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주는데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쌍용차의 불참은 아쉽지만, 다음 전시회에는 우리 차 업계를 더 배려하는 주최 측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6 부산 모터쇼에는 국내 완성차가 10대의 신차를, 국외 브랜드는 36대의 신차를 각각 내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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