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젠 더 안해…학교 머슴이 내 역할" 총장직 28년 신일희 계명대 총장

"이번엔 사퇴의사 강력 주장, 아들은 학자의 삶 아직 필요"

신일희 계명대 총장의 연임 여부는 대학 구성원과 동문뿐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계명대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사학 중 하나인데다 신 총장이 지난 1978년 계명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이후 28년 동안 총장직을 수행해오고 있고 부친(신태식 총장)에 이어 2대째 계명대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장남인 신진기 경영부총장의 총장직 3대 승계도 관심사다.

신 총장에 대해 장기간 총장직 수행에다 가족 승계란 부정적 여론도 있지만, 대학 경영에 있어서는 상당한 능력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올해로 교육계에 몸담은 지 50년이 된 신 총장은 "나름대로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배우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이 쏠리는 총장직 연임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 총장은 "올해는 상징적으로 집에 돌아가는 해가 되길 바란다"며 "두뇌 세포도 늙어가고 있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디 가서 예우만 받는 것도 이제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4년 전에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사회의 연임 권고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보다 강하게 전달했다고도 했다. 아들인 신 부총장의 총장직 승계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신 총장은 "신 경영부총장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했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대해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학자로서 제자를 키우는 삶을 더 경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통전문가인 신 부총장은 미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0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아직은 신 부총장의 총장직 승계가 '때가 아니라'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신 총장은 사퇴하더라도 학교와 관계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뜻도 밝혔다.

그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내가 대구를 떠나 멀리 있지 않는 이상 계명대의 울타리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계명대는 동산의료원 성서캠퍼스 이전과 현 의료원 부지 활용 문제를 비롯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지원 확충 등 여러 가지 현안 문제를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역할이 '머슴'이라고 했다.

신 총장은 "대학의 주인은 이사회와 구성원, 그리고 동문들인데 주인의 생각을 따르는 게 머슴인 나의 할 일"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