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임 환자 10년 만에 65% 급증

엄마가 젊을수록 '시험관 아기' 성공률 높다

난임을 극복하려면 부부 모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수연 대구효성병원 난임연구센터 과장이 난임 부부를 진료하고 있다. 대구효성병원 제공
난임을 극복하려면 부부 모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수연 대구효성병원 난임연구센터 과장이 난임 부부를 진료하고 있다. 대구효성병원 제공

A씨 부부에게 지난 3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아이를 갖기로 결심하고 부부가 함께 애를 썼지만 고대했던 임신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매달 가임기간에 맞춰 부부관계를 갖고, 임신에 좋다는 음식을 먹어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난임 기간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 모두 신경이 예민해졌고, 사소한 일에도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견디다 못한 A씨 부부는 난임 검사를 통해 A씨의 무력정자증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임신은 너무나 간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한 해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아이를 갖는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난임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만9천319명으로 10년 전인 12만6천865명에 비해 65%나 증가했다.

◆난임 부부 10쌍 중 3쌍은 남성이 원인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난임은 주로 여성 쪽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치부하지만 난임 부부 중 20~25%는 남성 쪽에 원인이 있다. 정액 검사는 이 같은 남성 쪽 원인을 판별하는 유용한 검사 방법이다.

남성 불임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은 정계정맥류다. 정계정맥류는 음낭의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혈관이 확장돼 꼬불꼬불 엉키고 부풀어오르는 질환이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의 온도를 높이고 정자의 생성, 운동성, 모양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도 고환염이나 염색체 이상, 전립선이나 정낭의 염증, 정관 폐쇄 등은 무정자증이나 희소정자증의 원인이 된다.

난임의 40%는 여성에게 원인이 있다.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배란 장애다. 배란 장애는 난소 기능이 떨어지거나 내분비 장애를 일으키는 다낭성 난소증후군, 고프로락틴혈증, 갑상선기능장애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과체중이나 비만, 저체중에도 배란 장애가 일어난다. 따라서 너무 오랫동안 월경이 없거나 월경주기가 굉장히 불규칙한 경우, 월경 주기가 25일 이내이거나 35일 이상 길어지는 일이 잦은 경우, 월경량이 너무 적은 경우 등의 증상이 2,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원인 질환 치료해야 임신 가능해

정계정맥류는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임신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환 자체의 문제 때문에 무정자증이 발생한 경우라면 일반적으로 교정이 쉽지 않다.

가벼운 희소정자증이나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무력정자증은 여성의 자궁강 내에 정자를 삽입하는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 정자의 수가 심각하게 적거나 운동성이 떨어지는 경우, 정자의 모양이 기형이거나 무정자증인 경우에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해야 한다.

특히 정자가 나오는 통로인 사정관이 막힌 폐쇄성 무정자증은 주사기를 이용해 고환 또는 부고환에서 직접 정자를 채취해 난자 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난임을 해결할 수 있다.

배란 장애의 경우 원인 질환의 치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배란유도제를 맞은 여성 중 50% 이상이 배란 유도 6주기 안에 임신이 된다. 난관이 폐쇄되었다면 수술로 교정할 수 있지만 손상이 심한 경우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해야 한다.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

나이는 임신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30세 미만 여성의 경우 71%가 3개월 내에 임신에서 성공하지만 36세의 경우 성공률이 41%로 떨어진다. 난임에도 연령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25~29세 여성의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 후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26%인데 비해 40~44세 여성은 6%로 떨어진다.

남편의 정액을 받아 정자를 농축시킨 뒤 자궁으로 직접 주입하는 인공수정은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거나 정자 수가 적은 경우, 기형 정자가 많은 경우, 정자가 통과하는 관문인 자궁경관 점액질의 점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등에 주로 시행한다. 여성의 난관이 최소한 한쪽은 정상이어야 하고, 성공 확률은 1회에 14~18% 수준이다.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은 처음 3회 이내 성공하지 못하면 임신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시험관 아기 시술로 전환하는 것이 낫다.

시험관 아기 시술로 불리는 체외수정 시술은 배란 되기 직전의 난자를 채취한 뒤 정자와 시험관에서 수정시켜 자궁 내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의료기관이나 부부의 건강 상태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성공 확률은 30~35% 수준. 시험관 아기 시술을 3주기 시행하면 임신할 확률이 50%까지 높아진다.

임수연 대구효성병원 난임연구센터 과장은 "난임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 검진"이라며 "3개월 이상 생리불순이 이어졌거나 부부의 나이가 35세 이상인 경우 6개월간 임신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임수연 대구효성병원 난임센터 과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