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기문 총장 만난 이들이 전하는 '인간 반기문'

"몸에 밴 겸손·온화함·글로벌 안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엿새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출국했다. 반 총장은 방한 일정 중 1박 2일을 경북에서 보내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안동과 경주에서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로 반 총장과 마주한 이들은 정치적인 평가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예천 공항에서부터 안동 하회마을, 경주 NGO 콘퍼런스까지 안내하면서 두 가지 인상을 받았다. 하나는 콘퍼런스 기조연설 등을 통해 유엔 사무총장으로 쌓은 글로벌 안목과 국제적 감각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통문화에 대한 높은 식견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오랜 인연이 있는 분이지만 안동에서 보니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자세를 낮추고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겸손한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다. 공무원을 오래하다 보면 근엄해지는데 이분은 절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권영세 안동시장=외교를 오래하셔서 그런지 대화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보였다. 안동에 대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신 것 같고 특히 문중에 대해 많은 식견이 있었다. 신사적이고 현명한 사람이었다.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두 손 잡아 악수하고 먼저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정치인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겸손이라는 것은 애써 꾸밀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반기문 총장의 행동 하나하나는 겸손이 몸에 밴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김한규 안동시의회 의장=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배려가 돋보였다. 이야기 중 서애 정신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관광객에게 손을 흔들며 스킨십 하는 모습이나 하회마을 충효당에서 오찬 분위기 등을 생각해보면 큰 인물인 것은 틀림없다.

▷류돈우 전 국회의원=온순하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명찰을 미리 확인하고 예의 있게 사람을 대했다. 반기문 총장에게서는 형식적으로 사람을 대면하는 것이 아닌, 진정성과 인간미를 볼 수 있었다.

▷류왕근 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양진당과 충효당 등에 대해 설명했는데 누구보다 집중하며 이해력이 높았다. 서애 선생과 같은 큰 위인들 말씀을 반 총장이 언급한 것을 보면 결국은 국가를 위해서 무언가 깊은 뜻이 있지 않겠느냐고 짐작한다.

▷류상붕 양진당 종손=정치적 입장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마저도 자연스러웠다. 풍산류가와 거제반씨는 남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됐고 가족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주 만났으면 하는 바람까지 들었다.

▷류창해 충효당 종손=시종일관 부드러운 미소와 행동으로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오찬이 끝나고 음식을 준비한 아주머니들에게까지 격려와 기념촬영을 할 만큼 매너가 있었다. 서애 할아버지의 말을 인용해서 방명록을 작성할 정도로 학식도 남다르고 꼼꼼한 것 같다.

▷이혜영 충효당 종부=정성과 예를 다해 서애 종가 음식을 마련했는데 기분 좋게 음식을 잘 드셔서 뿌듯했다. 식사가 끝나고서도 오찬을 준비한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고 감사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예(禮)와 덕(德)을 느꼈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인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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