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장이 충분히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오지마을인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사리에 있는 전통장 제조업체인 ㈜죽장연 정연태(51) 대표가 전통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 찬 의지를 드러냈다.
죽장연은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와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국산 콩으로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생산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죽장의 자연으로 빚어낸 장류의 최고 명품을 자부한다.
죽장연은 가장 좋은 콩으로 전통가마솥에서 참나무 장작으로 콩을 삶고, 짚으로 새끼를 꼬아 50일 동안 자연 바람으로 건조한다. 이어 황토방에서 25일간 메주를 띄워 장을 담그는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인스턴트 장류와 차별되는 대목이다.
정 대표는 "죽장연의 가장 큰 특징은 빈티지화 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명 와인처럼 생산 연도마다 출시된 장의 특징을 잡아내 연도별로 독특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는 점이다.
죽장연은 이제 국내 유명 백화점을 넘어 미국과 호주, 프랑스, 일본 등지까지 진출해 호평을 받고 있다. 뉴욕의 미슐랭 추천 스타 세프인 후니 킴이 사랑하는 '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관심을 보일 정도로 장류계의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정 대표의 열정이 서려 있다. 정 대표는 미국에서 MBA까지 마치고 국내 유명 식품회사의 외식사업 마케팅본부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포항에서 사업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포항에 정착한 그는 오래전부터 자매결연을 맺고 있던 상사리 마을 주민들과 장을 만들어 나눠 먹던 인연에서 착안,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2010년부터 전통장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주민들이 수확한 콩을 전량 수매해 해마다 1천 독가량의 장을 담그고 있다. 주민들은 농한기에 돈벌이가 생겨서 좋고 죽장연은 좋은 콩으로 장을 담글 수 있어서 좋은, 상생이 그야말로 저절로 이뤄지고 있다.
죽장연에는 4천500여 개의 항아리가 맛있는 장을 품고 있다. 장독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을 정도다. 해마다 국내외 유명 요리사들을 비롯해 대학생들이 견학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정 대표의 장에 대한 집념이 이뤄낸 결실이다.
정 대표는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이용한 1차 상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복고추장, 이유간장, 보리빠개장, 한우고추장 등으로 연결되는 2차 상품 개발로 다변화를 이끌고 있다. 또 이곳에 앞으로 게스트하우스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된장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정 대표는 "오지마을에서 시작한 전통장이 불과 5년 만에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며 "죽장연이 한식 세계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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