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번역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대구지역 여대생 3명이 1년여에 걸쳐 영국 작가의 교양서적을 번역'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역사학자 매튜 그린(Matthew Green)의 교양서적 '런던 커피 하우스, 그 찬란한 세계'를 우리말로 번역해 출간한 김민지(25'경북대 영어교육과 졸) 씨와 윤지영(24'경북대 영어교육과 4년) 씨, 박지현(22'경북대 경제통상학부 4년) 씨 등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전국에 학부생이 저작 또는 번역 과정에 일부 참여한 사례는 있어도 학생 이름으로만 책을 발간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들이 번역한 책 '런던 커피 하우스, 그 찬란한 세계'는 17세기 이전 유럽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영국이 근대에 이르러 강대국이 되는 데에는 360여 년 전 런던에 처음 상륙한 커피와 이때 생긴 커피 하우스가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한 덕분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이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건 김용훈 경북대 출판부 기획편집실장의 아이디어 때문이었다. 김 실장은 2014년 4월 영국 런던도서전을 찾았다가 런던 시내 한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번역을 결심했다. 또 번역을 학부생에게 맡기는 것도 신선한 시도가 되겠다고 생각, 실천에 옮겼다.
경북대 영자신문 'The KNU Times'의 학생기자로 활동했던 학생들은 출판부의 제안을 수락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틈틈이 번역 작업에 매달렸다. 또 번역 과정에 원작에 등장하는 역사적 오류나 오타 4곳을 발견하고 자료 조사와 검증을 거친 뒤 원작자에게 수차례 질의한 끝에 이를 바로잡도록 했다.
경북대 출판부는 우선 1천 부를 초판으로 발간키로 했다. 31일 오후 7시에는 출판부 앞마당에서 북 콘서트도 열었다. 이달 15일과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서울국제도서전과 일본 동경도서전에도 출품할 계획이다.
번역을 맡은 김민지 씨는 "영어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과 이를 한국 독자에게 친숙한 한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엄격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교사가 되더라도 번역을 계속해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들을 계속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