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티 우먼'(1990)은 백마 탄 왕자('백 리무진' 탄 리처드 기어)가 거리의 여자(줄리아 로버츠)를 만나고, 특히 베르디의 오페라 공연 에 빠져드는 그녀의 순수함에 더욱 진실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연출자의 의도겠지만 영화 속에 나오는 베르디의 오페라 도 비슷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귀족인 알프레도가 파리 사교계의 꽃인 비올레타와 사랑에 빠지지만 영화와는 달리 행복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폐병으로 비올레타가 죽음을 맞이하며 막을 내리는,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이야기다.
보편적으로 클래식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옛날 음악 정도로 생각되지만, 의외로 광고나 영화음악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영화의 경우 그 영화를 위해 별도로 음악작업을 하지만 외에도 사랑의 기쁨, 이별의 슬픔, 자유로의 갈망, 전쟁의 비통함, 공포와 같이 인간의 내면적 표현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었다.
그중 몇 개만 소개하자면, 벨리니의 오페라 중 '정결한 여신이여'는 (1995)에, 마스카니의 오페라 중 '간주곡'은 (1990)에, 모차르트의 중 '편지의 이중창'은 (1994)에, 바그너의 중 '발퀴레의 기행'은 (1979)에,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1986)에, 바흐의 '영국모음곡 2번'은 (1993)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은 (2002년)에 쓰였다.
특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곡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영화 에서는 몰락의 비장함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또 등에서는 인간의 광기와 전쟁의 잔혹함을 바그너 중 '발퀴레의 기행'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바흐의 '영국모음곡 2번' 등에 담아 표현하였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그 장면에 이 음악이 쓰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여러 영화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클래식 음악을 별 부담 없이 듣고 있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만큼은 '아직도'이다. 이제부터라도 가령 시네마 콘서트는 아닐지라도 음악을 들을 때 위에서처럼 영화 속 장면을 연상하거나 아니면 나만의 다양한 추억을 연상할 수 있다면, 클래식음악뿐만 아니라 세상 어떤 음악도 편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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