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 화백의 작품인 것처럼 위조됐다는 의혹을 받은 그림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 감정 결과에서도 위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과수가 1∼5월 이우환 화백의 진품 그림들과 경찰이 감정 의뢰한 그림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의뢰 그림들은 진품과 다르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이 국과수에 감정을 맡긴 작품은 위작 유통 및 판매책이 보관한 8점, 일반인이 구매한 4점과 미술품 경매에 나왔던 1점 등 총 13점이다. 국과수는 이 13점을 국내 유명 미술관이 소장한 이우환 화백의 진품 6점과 법화학 기법 및 디지털 분석 기법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진품은 물감 성분이 서로 유사하고 캔버스의 제작기법이 동일하나, 압수 그림들은 물감 성분 및 캔버스 제작기법이 진품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물감의 원소 성분을 살펴봤을 때 납은 진품과 의뢰물에 함유된 양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며 "아연은 진품의 물감에는 들어 있는 데 의뢰물에는 들어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에 앞서 국제미술과학연구소, 민간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평원 등 3개 민간기관에 이 작품들의 감정을 맡겼고, 모두 위작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민간기관들은 캔버스와 나무틀에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덧칠한 흔적이 있고, 1960년대 이전 생산된 수제 못과 1980년대 생산된 고정 침이 한 작품에 혼용됐다고 지적했다. 또 안료 등 표면 질감과 화면의 구도, 점'선의 방향성 등이 진품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 화백의 작품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의 위작들이 2012∼2013년에 인사동 일부 화랑을 통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받고 지난해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당시 화랑 몇 군데를 압수수색해 위작들을 확보했고, 화랑 주인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위조 화가 A(40) 씨는 2012년 이 화백 작품 50여 점을 위조해 제3의 유통책에게 전달했고, 경찰이 압수한 그림 일부도 자신이 위조한 그림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감정을 맡긴 13점 중 일부는 자신들이 그리지 않았다며 부인해 경찰은 다른 위조책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의 전시 준비를 위해 현지에 체류 중인 이 화백의 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는 "불필요한 억측이 난무하고 피해가 커서 관련 위작에 관한 의혹이 해소되고 수사가 빨리 종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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