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내 첫 동서횡단 고속도로 개통 임박…지역마다 엇갈린 희비

동해안 "관광 대박" 내륙은 "상권 걱정"

상주와 영덕을 잇는 고속도로 개통이 올해 이뤄진다. 경북도내 첫 동서횡단 고속도로다. 각 지역은 벌써 들떠 있다. 교통혁명이 지역 경제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상주~영덕 고속도로 공사현장. 매일신문 DB
상주와 영덕을 잇는 고속도로 개통이 올해 이뤄진다. 경북도내 첫 동서횡단 고속도로다. 각 지역은 벌써 들떠 있다. 교통혁명이 지역 경제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상주~영덕 고속도로 공사현장. 매일신문 DB

경상북도 내 첫 동서횡단 고속도로의 개통이 임박했다. 2009년부터 사업이 시작된 지 7년 만이다. 올 연말 상주~의성~안동~청송~영덕을 잇는 동서4축 고속도로(107.7㎞)의 개통을 앞두고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지역에서는 개통 전부터 변화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경북의 다양한 지형만큼이나 지역별 기대감도 다르다. 지금까지 양상으로는 '동고서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륙에서 동해안으로 관광 수요가 몰릴 걸로 예상돼 경북 동부는 들떴지만 내륙은 기대 반, 걱정 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교통오지 탈출을 꿈꾸는 영덕'울진

올 연말 동서4축 고속도로 개통을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곳은 역시 영덕이다. 영덕은 '고속도로 없는 교통오지'라는 오명을 벗고 수도권까지 3시간대로 접근성이 개선되면 관광객 1천만 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덕은 지난달 25일 동서4축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2017년 개통 예정인 동해선 철도 포항~영덕 구간과 2023년 개통 예정인 남북7축 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과 연계한 교통체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최종 용역 보고회를 열었다.

영덕군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고속도로와 해변 관광지 연결도로 개설과 7번 국도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영덕읍 진'출입로 개선, 강구대게거리와 삼사해상공원을 연결하는 해상대교 신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덕읍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고래불해변, 남쪽 강구면 상가가 동서4축 고속도로 개통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과 광역교통망과 연계된 군 내 교통체계 개선 등 민'관이 힘을 모아 지역경기 활성화의 호기로 만들겠다"고 했다.

울진도 동서4축 고속도로 개통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울진이 영덕에서 30~4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지만, 포항'강릉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대구나 세종 등 행정 주요도시로 이동이 약 40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적인 관광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영덕과 연계된 관광 루트가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볼 수 있을 걸로 내다보고 있다.

◆관광지로 도약을 꿈꾸는 청송'영양

청송 진보면 신촌리에 동서4축 고속도로 영양 나들목이 생긴다. 이에 따라 청송과 영양은 관광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청송은 대명리조트 완공에 맞춰 영양나들목~대명리조트~주왕산국립공원 도로를 정비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최근 대명리조트 인근에 골프장을 건립하겠다는 기업도 몇 곳 생겼다. 청송군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선에서 골프장을 건립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청송군 관계자는 "고속도로 개통에 맞춰 상주, 안동, 예천, 청송, 영양, 영덕 등이 연계된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며 "경북도에서 지방자치단체 간 관광 연대를 위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양군은 최근 경북도가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영양이 경북에서 경주'안동을 잇는 주요 관광도시로 꼽힌 만큼 '관광 영양'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다. 그동안 영양군은 '석보 두들마을 및 음식디미방 관광자원화 사업' '일월 주실마을 조성' '수하 국제밤하늘 보호구역 지정 추진' 등 각종 관광 인프라 개발 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영양군은 이러한 그간의 노력이 중국인의 눈길을 끈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영양으로 접근이 편리해지면 관광객 유치에도 성과가 있을 걸로 기대한다.

박경해 영양군 공보담당은 "앞으로도 기존 관광자원을 개선하면서 지속적으로 잠재된 관광자원을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냉탕과 온통 사이 상주'의성

상주와 의성은 심경이 복잡하다. 교통 요지가 될 기회인 동시에 상권 위축을 겁내는 분위기가 있어서다.

현재 상주'북상주'남상주'화서 나들목 등 무려 4곳의 나들목이 있는 상주는 동서4축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낙동면 구잠리 일대에 동상주 나들목까지 추가로 생긴다. 그렇게 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5곳의 나들목을 갖춘 명실공히 국토의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구축하게 되는 것.

동서4축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의성에는 서의성과 북의성 등 나들목 2곳이 새롭게 생긴다. 기존 의성 나들목 포함 3개의 나들목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형성하게 된다.

의성군은 이런 입지를 활용하고자 서의성 나들목 인근에 종합물류단지 건설을 검토 중이다.

반면에 상주와 의성 두 지역은 지역 상권 위축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상주는 기존 영덕까지 2시간 걸리던 것이 1시간으로 단축된다. 의성은 영덕까지 30~35분 거리로 가까워진다. 그런 만큼 일식당, 어물전 등의 지역 상권이 입을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의성의 한 횟집 주인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30분 만에 동해안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만큼 바다를 보며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긴다면 내륙의 식당은 모두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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