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있습니다! 무소속으로 당당하게 당선된 새누리당 출신을 전국위에서 복당시켜야 합니다!"
2일 오후 2시 50분 국회 의원회관. 조용하게 마무리될 것 같았던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선출안을 의결한 뒤 사회자가 산회를 알리려 하자 한 전국위원이 벌떡 일어서 이렇게 외쳤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 7인의 복당을 요구한 발언이다. 이어 그는 "전국위가 권한은 없지만 무소속 당선자들이 복당할 수 있게 박수를 쳐달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주변에서 그만하라며 발언을 저지시켰다.
새누리당이 총선 50일 만에 임시 지도부인 혁신비상대책위를 공식 출범시켰으나 탈당파 7인의 복당을 놓고 당내 갈등이 숙지지 않고 있다. 당 내홍이 '유승민 공천 파동'에서 시작된 만큼 이들의 복당을 미뤄둔 당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 856명 중 488명이 참석했다. 일부 위원들은 해외 출장 일정을 조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석해 성원이 되면서 친박(박근혜)계의 보이콧으로 무산된 지난달 17일 전국위와 대조됐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선임은 박수로 의결했다.
50분 동안 이어진 전국위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전'현직 전국위 의장인 서청원'정갑윤 의원,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등 그 누구도 탈당파의 복당을 언급하지 않았다. 모두 발언에 나선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계파를 청산하고 당의 새로운 기풍을 진작해 나가야 한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에 혁신이라는 두 글자가 더 붙어 있는 것은 지금이 단순한 비상시기가 아니라 당명만 빼고는 모두 다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을 의미한다"며 복당 문제는 비켜갔다.
전국위가 끝나자 비대위원으로 선임된 비박계 김영우 의원이 복당에 불을 지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혜훈'김세연 의원을 비롯해 기존 비대위원은 모두 교체됐고, 김영우 의원 혼자 새 비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전국위 산회 뒤 기자들과 만나 "복당 문제를 보류하고서 어떤 계파와 혁신 문제를 시작하기 어렵지 않겠나. 비켜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유승민'윤상현 의원을 제외하고 5명을 먼저 복당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지난 총선에 나타난 민심은 유승민 공천 파동이었다. 선별 복당을 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이야기할 혁신에 대해 국민이 믿어줄지 의문"이라면서 "그 문제(복당) 빼고 혁신하면 '자격증 없는 의사가 환자를 수술하겠다'는 것과 똑같지 않나"고 일괄 복당에 힘을 실었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다 참고해서 (복당 문제를) 혁신위에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앞으로 혁신비대위에서 최대 쟁점은 탈당파의 복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옥 위원장도 이날 "당이 고쳐야 할 부분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새누리당의 혁신은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고 고치는 용기와 실천"이라며 '혁신'을 예고한 만큼 새누리당 각 계파의 뇌관이 될 복당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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