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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26회> 금상 김동식 작'한마음'(1982년)

너와 내가 한마음이 되어 즐거운 한 때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26회 금상 김동식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26회 금상 김동식 작 '한마음'(1982년)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에는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된다. 평소에는 홈팀만을 응원한다. 응원이 지나쳐서 상대팀에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지면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내 편 네 편의 경계가 뚜렷하다. 하지만 큰 경기가 벌어지면 모두 같은 편이 된다. 각각의 팀에서 뽑힌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루고 그 대표팀은 '우리 팀'이 된다. 남녀노소가 하나로 뭉친다.

소녀들이 팔을 한껏 뻗어 공을 잡으려 한다. 옷차림이 여느 날과는 다르다. 노란 원피스, 분홍 한복, 파란 비단옷을 입은 소녀들이 순간 같은 목표물을 보고 있다. 떠있는 공의 색깔도 소녀들의 옷 빛깔도 곱다.

축젯날이었을 게다. 무용경연대회나 매스게임경연대회였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각각 다른 옷을 입고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예쁜 공이 날아왔던 게다. 순간 똑같은 생각이다. 잡아야지. 하지만 바람에 날아왔을 공이 쉽게 잡히겠는가. 아마도 공은 한참 더 날아갔을 것이고 소녀들의 다음 동작은 공을 따라 우르르 몰려갔겠다. 그 공을 누가 잡았는지도 모르고 혹은 아무도 잡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2002년 월드컵축구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든 날이 생각난다. 그 환호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 집집마다 골목마다 즐거운 고함이 터져 나왔다. 거리에는 자동차들이 빵빵거렸다.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한 달 동안의 기쁨이 끝나고 얼마나 허전했던가. 대체 무슨 재미로 살 것인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마음이란 그렇다.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고 너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 되는 그런 마음이 되는 것이다. 사는 일도 그렇다. 별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서로 무심하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재난이 일어나면 너도나도 달려가서 돕는다. 마을과 마을이, 나라와 나라가 한마음이 된다. 저 아이들도 지금 한마음이다.

◇ 1982년 소사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1982년 3월 18일 부산 고신대 학생들이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및 독재정권 비호에 대한 미국 측의 책임을 묻는다며 부산미문화원에 불을 질렀다.

▷통금해제-교복 자율화=통금해제와 두발 자율화에 이어 전두환 정부가 교복 자율화를 선언했고, 중'고생들은 1983년부터 사복을 입었다. 교복 자율화는 배재학당 학생들이 처음으로 교복을 입기 시작했던 1898년 이후 85년 만의 일이었다.

▷의령 우순경 총기난동=1982년 4월 26일 현직 순경이던 우범곤이 심야에 4개 마을을 돌아다니며 카빈 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려 주민 62명을 살해했다. 우순경은 평촌리 서모 씨의 집에 들어가 일가족 5명을 깨운 뒤, 4월 27일 새벽 5시경 수류탄 2발을 터뜨려 자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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