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1박2일 복불복(福不福)이 아닌데…."
대한민국이 이래선 안된다. 최근 보름 동안에 이 나라를 살벌하게 만든 사건'사고를 나열해보자. 서울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이 일어나고, 수락산을 등산하던 주부가 피살 당하고, 부산 동래에서 길가던 여성 둘이 가로수 지지목으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전남 곡성군엔 공무원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사람에게 부딪쳐 죽고, 서울 구의역에선 꽃다운 청년이 정비중에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고, 경기도 남양주에선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쯤되면 대한민국에는 살고 죽은 것도 '복불복 게임'으로 여겨질 정도로 국민들에겐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언제 어디서 무슨 재수없는 일이 터져,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병폐와 과격한 정신병리자들이 합쳐져 황당무계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강남'구의역과 수락산-동래-남양주-곡성
최근 정신병리자들의 '묻지마 살인'을 보면서 국민들이 어떻게 안심하고 지하철을 타고, 등산을 하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겠는가. 정신질환자들에 한번 잘못 걸리면 인생 종치는 것이다. '묻지마 살인'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 '운이 나쁘면 객사(客死)할 수 있겠구나'는 살떨리는 생각이 기우만은 아닌듯 하다.
대한민국이 이처럼 황량하고, 어이없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장소를 한번 살펴보자. 제1도시 서울, 제2도시 부산, 그리고 남양주시와 곡성군까지. 어디서든 황당한 죽음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도 한번 훑어보자.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역 '묻지마 살인', 25일 부산 동래 '묻지마 폭행',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29일 수락산 주부 등산객 '묻지마 피살', 31일 곡성군 '투신자살자에 부딪쳐 봉변 사망 공무원', 이달 1일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 등. 불과 15일 동안 대한민국을 들쑤셔 놓을 정도로 어이없는 살인과 사건'사고가 터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소중한 인명을 앗아간 사건사고는 또다른 측면이 있다. 막가파식 흉악범죄가 아닌 일반 사건사고는 적어도 '불복복'이 되어서는 안된다. 정부와 민간부문에서의 제도적 안전장치부터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특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불안에 떨지 말고, 우리 사회를 한번 돌아보자
돌이켜보면 '묻지마 살인'은 예전에도 있었다. 2004년 여성과 노인을 연쇄 살해한 사건, 2008년 고시원 난동 사건, 2012년 슈퍼마켓 살해 난동 등. 수년 걸러 한번씩 발생했을 법한 섬뜩한 '묻지마 살인'이 2016년 여름 초입에 며칠 걸러 연달아 터지니, 이 만큼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이 심각해졌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수락산 여성 등산객을 이유없이 살해한 피의자는 경찰조사에서 "등산로 초입에서 기다라며,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을 죽이려 했다." 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무시무시한 말인가. '누구든 걸리기만 하면, 복불복으로 죽이겠다'는 범행 계획과 다짐인 셈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 공중화장실 묻지마 살인과 부산 동래 막가파 폭행의 흉악범들도 수락산 범죄자와 같은 생각으로 '아무나 걸리기만 하라'는 맘으로 일면식도 없는 선량한 시민들에게 칼과 둔기를 휘둘렀다.
분노조절 장애로 인한 사회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 누구든 '묻지마 살인'폭행'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무고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사회풍토를 만드는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법은 '묻지마 살인'에 대해 최고의 극형을 안겨줘야 한다.
◆정부'정치권'언론은 뼈저린 반성해야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과 대법원장인들 이런 '묻지마 살인'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3부 요인(행정'입법'사법)이 밤새 끝장 대책회의를 해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저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나'라는 한탄만 늘어놓을 수도 있다. '공중 화장실을 고치자', '등산로에 안전요원을 배치하자', '정신병자는 격리하자' 등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정부 대책은 더 한심하기 그지 없다.
굳이 근본적 대책이라면 먼저, '분노 사회'를 '배려 사회'로 바꾸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정치권 인사들부터 당파적인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 벗어나,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걸어다니는 입법기관'(국회의원)들이 수시로 험한 막말을 내뱉고, 몸싸움을 하고, 상대 탓을 하며 헐뜯는 추태를 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00명이 '집단 분노조절 장애'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우리 언론도 충동적'자극적'감성적 보도를 벗어나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정신병리자들의 잠재적 범죄를 막기 위한 냉철한 분석과 방향제시가 절실하다. 언론은 타이밍을 중시하지 않은가. 지금이 '온기가 가득한 사회', '남에 대한 배려', '분노를 잘 다스리는 법', '정신병리자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등의 캠페인성 시리즈물을 기획, 보도해야 할 때다.
※만평 형식의 이 코너는 한 주간에 대한민국 또는 대구경북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해학적으로 풀거나, 통찰력있게 뒤집어 봄으로써 가벼운 통쾌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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