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천717일 만에 선발승 삼성 김건한 "이름 바꾼 효과"

연예인·스포츠 스타들의 개명

김건한(김희걸)
김건한(김희걸)
유아인(엄홍식)
유아인(엄홍식)
이동(東)국(이동(同)국)
이동(東)국(이동(同)국)
한가인(김현주)
한가인(김현주)

"올해의 최고 남자 배우상에 '베테랑' 엄홍식". 사회자 멘트가 이렇게 울려 퍼졌다면 시상식장의 감동이 청중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을까. 아마 시상식장의 감동을 키우는 데는 '유아인'이라는 좋은 네이밍이 역할을 했을 것이다.

연예인들에게 예명은 자신을 더욱 빛내 주는 후광같은 것이다. 스포츠계에서도 개명의 효과는 유효하다. 삼성 투수 김건한은 최근 1천717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었다. 이 승리가 '김희걸'에서 개명한 후에 얻어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80만 명이 대열에 참가했다는 개명 열풍. 연예계 스포츠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확산시킨 경향도 있다.

◆개명한 연예인들=연예인들의 개명 이유는 일반인들과 조금 다르다. 개명이 대중에 대한 홍보, 자신의 연예 활동 마케팅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안칠현(강타), 김태평(현빈)처럼 본명이 너무 평범해 연예인 직업과 어울리지 않아 개명하는 사례가 많다. 비(레인), 싸이처럼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제 활동에 대비해 그에 적합한 예명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두 번 개명한 연예인='또 오해영'의 배우 연우진의 본명은 김봉희. 어릴 적 놀림을 받았던 트라우마가 있어 서지후란 예명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초기에 존재감이 약하고 이 이름으로는 대성하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연우진으로 개명했다. '자신 능력을 띄워준다'는 이름답게 그는 스타급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모델이자 배우 김우빈의 본명은 김현우. 너무 평범한 이름이란 판단에 데뷔 때 김현중으로 바꿨다. 그러나 당시 SS501 김현중과 중복되자 고심 끝에 김우빈으로 다시 개명했다. 그 후 그는 '친구2' '상속자들' 에 출연하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데뷔 전 교통정리'가족 개명=이름이 같은 연예인이 먼저 자리 잡고 있어 데뷔 전에 미리 교통정리를 한 사례도 있다. 한가인의 본명은 김현주로 당시에 탤런트 동명이인이 있었다. 본명이 김상중인 영화배우 김수로도 어쩔 수 없이 데뷔전에 이름을 바꾼 사례다.

가족이 함께 개명을 한 재미있는 사례도 많다. '옥경이'로 유명한 가수 태진아의 본명은 조방헌.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은 차남 조성현은 가수로 데뷔하며 이름을 '이루'로 바꾸었다. 탤런트 선우용녀(정용례)와 가수 최연제(김연재)는 모녀가 예명을 쓰는 케이스다. 탤런트 김용건 씨의 두 아들 하정우(김성훈), 차현우(김영훈)는 형제 개명으로 유명해진 경우다.

▶스포츠 스타들도 개명 대열에=K리그 톱스타 이동국은 본래 동녘 동(東)을 썼다. 이름을 바꿔야 잘 풀린다는 역술인의 조언에 따라 2007년 같을 동(同)으로 바꾸었다. 개명 덕인지 K리그 성적은 물론 '대박이 아빠'로 TV 예능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개명 바람은 축구보다는 프로야구에서 더 두드러진다. 최근 프로 야구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 중 한 사람은 넥센의 김세현(29)이다. 작년 백혈병 진단 이후 시즌 아웃되었던 그는 투병 후 지금의 이름으로 명찰을 바꿔 달았다. 김 선수는 현재 시즌 14세이브로 세이브 2위에 올라 있다.

롯데의 손아섭(28)의 개명 사례도 재미있다. 2009년 손광민에서 지금 이름으로 바꾼 그는 2010년 주전자리를 꿰차며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의 박종윤(박승종), 문규현(문재화), 한화 장민재(장민제), KT 장시환(장효훈), 삼성 박근홍(박정태), KIA 김태영(김상현)이 개명 이후 멋진 활약을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영남대 이철우(국어국문과 박사과정) 강사는 "실력과 스타성으로 모든 게 평가되는 스포츠, 연예계에서 이름이 곧 브랜드 역할을 한다"며 "슬럼프에 빠지거나 활동이 침체되면 쉽게 개명을 고려하게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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