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는 종종 서점에 간다. 그곳에서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코너를 오가며 책 제목을 훑어보면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주제를 파악하곤 한다. 때에 따라 주로 시간을 보내는 코너가 다른데, 우선 관심 분야 서적으로 가 발췌독을 하다가 조금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 책을 산다. 어떤 날은 영어책, 어떤 날은 여행책, 또 어떤 날은 인문학책 코너에 가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은 자기 계발서 코너에서 발길이 멈춰졌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슬럼프에 빠져 있을 즈음 눈에 띈 문구가 있었다. 책 제목이 '똑똑한 여자는 가슴 뛰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였다. 순간 한비야가 생각났다.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때 그녀가 쓴 책이 내 삶의 가치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저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라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었다.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기간은 취직을 하면서 이미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고정 수입인 월급을 받음으로써 더 이상 꿀 꿈이 없어졌다고나 할까. 앞으로도 이룰 것이 그 이상 무엇이 있을까. 취직과 동시에 꿈을 다 이룬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살았다. 기자 지망생에서 일반 직장인이 되었지만, 요즘 같은 청년실업 시대에 안정된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던 중 잊고 있었던 물음에 대해 다시 한 번 눈이 번쩍 뜨였던 것이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꼭 직장을 그만두고 해야 하는 일일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녀처럼 새장 밖 세상을 마음껏 누비고 사는 처지는 아니지만, 나는 나의 일터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고자 했다. 그 자유는 내 생각이 반영된 일을 하는 것이고, 그러한 성취를 통해서 보람을 얻는 것이다.
나는 워커프롤릭(workafrolic)이 되고자 한다. 워커홀릭(workaholic)이 work와 alcoholic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일 중독'을 가리키는 반면, 워커프롤릭의 frolic은 '유쾌한 소동'이라는 뜻으로 워커프롤릭은 진정으로 일을 즐기는 자를 말한다. 어떤 업무를 기획하고, 그 기획이 사업이 되고, 또한 그 사업이 발전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스스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렇게 변화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대답한다. '너, 아직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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