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이 기획한 기억공작소의 올해 세 번째 초대작가는 미디어 아티스트 카입(KAYIP·한국명 이우준)이다. 카입은 영국 버밍엄국립음악원과 왕립음악원에서 현대음악을 전공했다. 그는 2009년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에서 열린 아폴로 달 착륙 40주년 기념 공연의 편곡과 영상편집을 맡았으며, 2007년부터 3년간 영국 현대음악 지원협회인 'Sound and Music' 소속 작곡가로 선정돼 활동했다.
카입은 소리를 통해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그려내는 작곡가이다. 그는 주로 전자음악을 다루며, 선율보다는 음향 자체의 질감과 색조에 주목한다. 최근에는 사운드와 그것의 시각화를 통해 기존의 공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카입은 현실의 공간, 실제의 풍경을 닮은 2편의 영상과 소리를 선보인다. 설치작품 'Landscape in Between'은 해가 뜨고 지기까지의 시간과 그에 따른 공간의 변화를 각기 다른 4개의 광활한 풍경으로 담아 5분 분량의 영상으로 구성한 것이다.
첫 번째 계곡 풍경은 화면의 왼쪽 중간 정도에 원통형 관의 단면을 자른 링 모양의 투명 도형이 회전하면서 마치 확대경으로 보듯 겹쳐진 대상을 다르게 보이게 한다. 두 번째 풍경은 정육면체의 투명한 도형이 허공에서 회전하는 돌사막이다. 세 번째 풍경은 투명한 구가 떠다니는 구릉 지역, 네 번째 풍경은 투명한 다면체가 떠있는 평원이다.
카입은 "이 영상들은 2012년 고비 사막을 여행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소리를 만들고, 다시 그 소리에 적절한 풍경 공간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영상 또한 기억에 의해 제작한,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풍경들이다. 4분가량의 'In the Land of Nowhere'는 지평의 끝에서 태양의 빛줄기가 이동하는 첫 번째 풍경과 모래 바람이 사납게 부는 사막 풍경, 흐린 구름 사이를 뚫고 빛줄기가 지상을 비추는 계곡의 풍경,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이 신비스러운 돌사막 풍경 등 4개의 풍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는 7월 31일(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제4전시실에서 열린다.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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