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공학적 검토 장점 없어지니, 부산 '가중치 공개' 주장

부산이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연일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입지 발표 '불복'에 나서겠다는 주장을 펴는 이유는 가덕도 탈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여기에는 또 입지 선정 항목의 '항공학적 검토'란 부분이 포함돼 있다. 항공학적 검토는 국제적으로는 오래전부터 통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항공법 개정 때 새롭게 도입된 개념이다. 지상 활주로 기준으로 주변에 고도가 높은 장애물을 모두 평가하는 '장애물 제한 표면'과 달리 '항공학적 검토'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항공기 항로에 장애가 되는 장애물만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하면 해상공항인 가덕도의 장점은 상실되고 내륙공항인 밀양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항공학적 검토하면 가덕도 경쟁력 상실

항공학적 검토를 하게 되면 항공기 이착륙 때 항공기 안전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장애물만 제한적으로 제거하게 된다.

이를 밀양에 적용하면 제거해야 할 산봉우리 수가 27개에서 4개로 줄고, 이로 인해 사업비가 10조원에서 4조6천억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가덕도 활주로를 2본에서 1본으로 줄이면서까지 사업비를 줄인 부산의 노력이 무력화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은 "항공학적 검토는 공항의 항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개념일 뿐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선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새로운 공항이 아니라 기존 공항에 새로운 장애물이 생겼을 경우에 해당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와 경북, 경남과 울산은 "항공학적 개념은 기존 장애물 제한보다 더 정밀하고 세부적인 항로 안전 확보 방안이다"며 "이를 입지 평가 항목에 적용함으로써 실제 항공기 운항에 맞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항공학적 검토가 단순히 지상으로부터 일정 높이를 일괄 적용하는 '장애물 제한 표면'이란 기준보다 더 높은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 항공기가 다니는 길을 바탕으로 확보한 안전 방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나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ADPi' 모두 항공학적 검토의 평가 기준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항공학적 검토는 활주로 주변 장애물 제거에 대한 기술적 평가 방식으로 입지 발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적용 여부를 밝히게 되면 두 후보지 중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부산 가덕도 아니면 공정성 제기하며 백지화 요구 수순

부산은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평가 기준 가중치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공정성과 객관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밀양 후보지에 유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있는 '항공학적 검토' 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타 영남권 시도는 부산의 행동은 ▷평가 항목 공개 요구 ▷공정성 문제 제기 ▷불복 운동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가덕도 독자 추진이란 로드맵에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정부는 물론 영남권 4개 시도는 부산의 평가 기준 가중치 공개 요구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국토교통부와 용역을 맡은 ADPi가 이미 지난 2월 평가 기준 30개 항목을 공개했고 영남권 5개 시도는 평가 방식과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4개 시도 관계자는 "내륙과 바다인 두 후보지의 장단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평가 기준 가중치까지 공개하면 선정할 입지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에 결과 발표와도 같은 효과가 있다"며 "결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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