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전 광주 신양파크호텔 연회장. 단아하고 멋지게 차려입은 영'호남의 청춘 남녀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올해 2회째를 맞은 영호남 청년 한마당 '달빛오작교' 참가자들. 쭈뼛거리던 남녀들은 행사가 진행되면서 점점 활기를 되찾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하며 인연을 찾아나선 청춘들도 눈에 띄었다.
영호남 교류를 강화하고, 대구와 광주의 청춘 남녀들이 인연을 맺는 장을 만들기 위한 이번 행사는 대구시와 광주시가 후원하고, 매일신문사와 무등일보사가 주관했다. 1박 2일간 이어진 행사로 두 쌍의 영'호남 커플이 탄생했다.
◆광주의 5미 맛보며 감탄
이날 행사는 참가자들의 이름을 이용한 삼행시로 문을 열었다. 한 남성이 "'김', 김밥을 먹다가도. '탁', 탁하고 느낌이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필', 필이 통하는 남자.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삼행시를 낭송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광주의 5미(味)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육전, 오리탕, 떡갈비, 보리밥, 한정식 등 5미를 상징하는 5팀으로 나눠 음식을 즐겼다. 호남의 풍성한 맛은 영남 총각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식사 중 한 남성이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고 하자, 한 여성이 "광주 여자와 결혼하면 계속 먹을 수 있다"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음은 광주의 명소를 찾아가는 시간. 참가자들은 전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을 찾았다. 남녀가 함께 정해진 시간 내에 1만9천100원 한도 내에서 5가지 물건을 사오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막무가내로 아무 곳에나 들어가 물건을 사려는 남성에게 "이왕이면 필요한 물건을 사라"거나 "시장에서는 에누리를 해서 물건을 싸게 사라"는 여성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이날 밤 레크리에이션 시간은 눈여겨본 이성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기회가 됐다. 몇몇 남성들은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대구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튿날 비가 내리면서 예정됐던 체육활동은 취소됐다. 대신 참가자들은 도예체험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마주앉아 접시를 만들고 그림으로 도기를 꾸미며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고백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영호남 커플 두 쌍이 탄생했다.
전모(32'여) 씨는 "대구에 대해서 전혀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알게 됐다"면서 "남성이 대구에서 살자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인연을 찾은 정모(36) 씨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대화하며 서로 호감을 가졌다. 앞으로 서로에 대해서 더 알아 갈 것"이라며 "결혼식은 윤장현 광주시장이 사회를 보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주례를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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