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섬유선종

가슴속 콩알 크기 혹·암일까? 두근두근

섬유선종은 여성 유방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20, 30대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여성 환자를 진료 중인 정영주 대구가톨릭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섬유선종은 여성 유방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20, 30대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여성 환자를 진료 중인 정영주 대구가톨릭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직장인 허모(28'여) 씨는 얼마 전 샤워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팔을 들어보니 오른쪽 가슴에서 볼록하고 콩알만 한 혹이 만져졌던 것. 평소 별다른 통증이 없었지만 어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허 씨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급하게 찾아간 병원에서 허 씨는 암이 아니라 양성 종양인 '섬유선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허 씨는 "가족력을 감안해 수술로 제거했다"고 말했다.

섬유선종은 유방에서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비교적 단단하고 경계가 분명하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면 섬유선종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 30대 여성에 많고, 월경 전 유방통이 있거나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에게 자주 발견되는 게 특징이다.

◆여성 호르몬의 뷸균형이 원인

섬유선종은 경계가 분명하고 쉽게 움직이며, 대부분 통증이 없다. 둥글거나 몇 개의 작은 결절들이 뭉쳐져서 만져지는 느낌이 들고, 고무지우개와 비슷한 정도의 딱딱한 느낌이 들지만 유방의 피부가 함몰되거나 변형되지는 않는다. 섬유선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유선의 말단 부위인 소엽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섬유선종은 20~50대 여성 모두에게서 생길 수 있지만 주로 20대부터 30대 초반 여성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10, 20대 여성의 경우 유방 종양의 76%가 섬유선종이지만 55세 이상 여성의 경우 1.4%에 불과하다. 한쪽 유방에 덩어리 1개가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양쪽 유방에 생기거나 여러 개가 한꺼번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섬유선종은 유방 조직의 일부가 증식된 것이기 때문에 유방의 생리적인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할 수 있다. 임신이나 수유 중에는 섬유선종도 덩달아 커지고, 폐경기 이후에는 퇴화하기도 한다.

◆제거하지 않으면 계속 커져

섬유선종은 촉진을 통해 임상적으로 판단한 뒤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 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암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조직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굵은 바늘로 조직 일부를 떼어내 검사하는 중심부 바늘 생검이 가장 자주 이용된다.

최종 확진은 조직을 절제한 뒤 검사하는 절제 생검으로 내린다.

섬유선종 자체는 암이 아니고, 섬유선종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높이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섬유선종에서 유방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0.1~0.3%에 불과하다.

섬유선종을 제거하지 않고 1년 정도 그대로 둘 경우 일부는 크기가 작아지거나 사라지지만 대부분 계속 커지는 게 특징이다. 커지는 속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약물로 덩어리를 없앨 수는 없다.

양성 종양이지만 섬유선종이 계속 커지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덩어리를 절제하면 조직 검사를 통해 확실히 암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또 너무 커진 후에 제거하면 그만큼 상처가 크게 남게 된다. 드물지만 섬유선종 내에 암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정영주 대구가톨릭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조직검사로 섬유선종 진단을 받거나 유방초음파를 통해 섬유선종 등과 같은 양성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1, 2년 동안은 6개월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정영주 대구가톨릭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