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70)는 막말과 망언으로 미 공화당 대선 후보를 꿰찼다. 술자리에서나 나올 법한 저질 발언을 TV, 유세, 인터뷰에서 거리낌 없이 쏟아내 연일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이를 은근히 즐기는 대중이 많아지면서 '트럼피즘(trumpism'저급한 막말 정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다른 후보들과 다른 점은 내 여자들이 더 아름답다는 점이다. 난 내 모든 여자들을 완벽하게 만족시켜왔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자기 남편도 만족 못 시키면서 미국을 만족시키겠다고?"
자신을 비판하는 주류 언론에 대해 독설을 퍼붓고, 기자들에게 '바보' '멍청이' '쓰레기' 같은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유세 현장에 있는 기자들을 향해) 저 뒤에 있는 놈들은 완전 인간쓰레기다." "(자신을 비판한 NBC 여기자에 대해) 저×이 보도한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 저×은 삼류 기자다." "(비판 논조인 허핑턴포스트 여성 창립자에 대해) 그녀는 전혀 매력이 없다. 전 남편이 왜 그녀와 이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전 남편은 정말 옳은 결정을 했다."
트럼프의 막말은 충동적이고 욕심 많은 성격에서 비롯한 것 같지만, 자신을 확실하게 알리는 홍보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부동산업자로 성공한 비결도 '과대 선전과 뻥튀기 홍보의 달인'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선전하는 핵심 방법은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환상에 영합해 움직인다." 그는 자신의 건물과 카지노를 '세계 최대, 세계 최고'로 각인시키는 수법을 즐겨 썼고, 세계적인 부자로 발돋움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쓴 돈은 4천340만달러(약 517억원)다. 탈락한 다른 공화당 후보보다 적고, 힐러리(1억8천200만달러)의 24%에 불과하다. 미국 언론이 트럼프에게 달려들어 공짜 광고나 다름없이 쉴 새 없이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어떤 사업을 알리기 위해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실으려면 4만달러가 든다. 사람들은 광고를 잘 믿지도 않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나의 사업에 대해 1단짜리 작은 기사를 긍정적으로 실으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4만달러 이상의 효과를 본다."
그의 막말이 전적으로 홍보 효과를 노린 선거 전략이라면 그는 정말 무섭고 치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의 막말이 언제까지 먹힐지는 알 수 없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회라면 조만간 끝장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