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찾은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창조경제단지 앞 인도 250m 구간. 1.5m 간격으로 심겨 있던 가로수는 모두 사라지고 지름 70㎝ 크기의 흙 자국만 남아있었다. 주위에는 나무를 베어내고 남은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고, 잘린 나무뿌리도 땅 밖으로 삐죽삐죽 솟아 있었다. 사라진 나무는 18그루로 모두 '히말라야시더'였다.
북구청 관계자는 "창조경제단지 조성을 위해 벴고, 중앙대로의 나머지 히말라야시더도 조경 사업을 위해 모두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가 중앙대로 가로수 길 조성을 이유로 '히말라야시더 퇴출'을 사실상 결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행정당국은 히말라야시더가 관리가 어렵고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조경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예산을 낭비해가며 대구 대표 수종을 베어낼 필요가 있느냐는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구시와 북구청은 도청교에서 대구역 지하도에 이르는 중앙대로 1.3㎞ 구간에 6억원을 들여 가로수 길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달 중으로 용역이 끝나면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연말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구간에는 히말라야시더 70그루, 느티나무 40그루, 플라타너스 20그루 등 모두 130그루의 가로수가 있다. 이 가운데 대구창조경제단지 앞 히말라야시더 18그루가 지난 3월 제거됐고, 나머지 112그루도 제거한 뒤 느티나무와 벚나무 등 다른 수종을 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해당 구간에 가로수 수종이 뒤섞여 통일감이 없고, 히말라야시더는 뿌리가 약하고 관리가 어려워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히말라야시더 제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오래된 나무와 다양한 수종의 가로수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데 굳이 수종을 교체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정태열 경북대 조경학과 교수는 "히말라야시더가 가로수에 적합하지 않아 수종을 교체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며 "오히려 동대구로의 히말라야시더처럼 대구를 대표하는 이미지인데 굳이 40년이나 된 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수종을 심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오랫동안 방치돼 가로수 정비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정도"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만큼 시민과 환경단체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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