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구미시는 큰 변화를 이뤘다. 조경 전문가의 시각으로 볼 때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라 평가하고 싶다. 그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녹색도시 가꾸기 정책을 펼치고, 산업도시를 푸르고 아름다운 도시로 바꿔 온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
필자가 10년 전 구미를 방문했을 땐 공단도시 이름 그대로 삭막한 회색도시 풍경이었다. 당시 남유진 시장은 "산업도시의 성장 가능성은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 있다"는 신념과 "푸른 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도시녹화 자문위원 및 도시조경의 필요성에 관한 특강 요청으로 유학시절 세계 도시조경에 관해 찍은 사진들을 통해 가로경관, 도시공원, 녹지 등을 중심으로 중요성과 의의에 대해 강의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구미시는 본격적으로 조직을 개편해 공원녹지과를 신설했다. 2006년부터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운동' 슬로건으로 푸르름이 가득하고 살기 좋은 도시 건설의 정책을 펼쳤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쟁 상처 극복을 위해 폐허가 된 도시주변 공유지를 정비해 씨앗을 뿌렸다. 꽃과 나무를 심는 분구원 운동(kleingarten-bewegung)을 통해 도시를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고, 도시 주변 숲, 학교, 공장, 마을 등에 녹화 운동을 펼쳐 국토를 공원화했다. 폐허가 된 공장을 아름답게 가꿔 질 좋은 상품을 생산해 각국 바이어들의 구매력을 촉진시키면서 시민들의 건강과 정서에 크게 기여해 주변 국가의 본보기가 됐다.
공단도시인 구미시도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보행로와 가로변 공간을 시작으로 하천변 녹화, 공공기관 담장 허물기, 자투리 쌈지마당 등 여백의 공간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함께하는 건강한 생태도시로 녹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단계적으로 삭막한 도시풍경 변화를 위해 공원 녹지 계획을 수립, 가로변에 나무와 꽃을 심고 실개천을 만들어 자연을 느끼게 했다. 점진적으로 도심 속에 숲과 공원을 조성, 가족들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시민 건강과 삶의 질을 높였다.
이 결과 산림청 주관 2014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받았고, 올해는 지방정부 정책 대상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관련 분야에서 많은 상을 받아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 62선 가운데 3곳이나 선정돼 그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인간 중심의 건강한 도시, 최고의 교육환경도시, 문화 향기가 가득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구미시를 찾은 방문객들은 푸른 도시를 보고 즐거워할 것이고, 국내외 바이어들은 아름답고 깨끗한 구미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신뢰하고 우수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도 사람이 살 수 있나 없나를 알기 위해 정착하기 전에 그곳에 나무를 심고. 몇 년 후 나무가 잘 살아 있으면 정착했다. 고대부터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에서 문명을 꽃피웠고, 자연을 상실한 도시는 폐망했다.
자연과 인간,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녹색도시를 위해 구미시는 지속적으로 시민과 공무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무를 심는 작은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 믿는다. 한 그루의 나무가 천만 그루가 되어 이뤄낸 '구미의 꿈'이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을 완성해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 한발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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