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 우리의 땅

# 우리의 땅

우리는 지금

님이 숨 쉬던 그 하늘 아래

숨 쉬며 살고 있습니다

꽃바람 휘날리며 찾아온 봄

봄바람 속에 날아든

희뿌연 미세먼지

그때의 청정한 봄은 아니지만

지금은 우리의 땅입니다

먹구름 속의 천둥소리

하늘을 가르는 번갯불

휩쓸고 지나가는 태풍이 와도

지금은 우리가 주인입니다

낙엽 바스라지는 가을 날

쓸쓸히 돌아서는 계절을 밟아도

또다시 봄을 기다리며

내일을 약속하는

지금은 우리의 땅입니다

얼어붙은 계절에

눈 속을 뒹굴어도

따뜻한 마음 나눌 수 있는

지금은 우리의 땅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땅!

풀지 못한 숙제 하나

분단의 안타까움 머리에 이고

약속되어 있지 않은

그날을 기다리며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이상화 시인을 생각하며)

박인숙(대구시 수성구 청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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