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민들은 미국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간 대결에서 클린턴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박빙을 보이는 것과는 다른 결과다.
사회조사기관 '입소스 퍼블릭 어페어스'(Ipsos public affairs)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25개국 시민 1만2천500명을 상대로 두 후보의 선호도를 조사(5월 20일∼6월 3일)한 결과를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 결과 '미 대선에서 투표할 수 있다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물음에 클린턴이 57%의 지지율로 13%에 그친 트럼프를 눌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30%였다.
25개국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23개국에서 클린턴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높았다.
클린턴 지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멕시코(88%)였다. 멕시코의 트럼프 지지율은 1%에 불과했다.
트럼프가 경선 초반 멕시코 이민자를 '성폭행범'이라 부르고 국경에 장벽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 '멕시코계 연방판사 비난' 발언까지 하면서 멕시코인들의 반감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멕시코 외에 브라질(클린턴 52%-트럼프 12%), 아르헨티나(64%-6%), 콜롬비아(72%-8%), 페루(69%-10%) 등 중남미 국가들에서도 클린턴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독일(70%-9%), 영국(64%-11%), 프랑스(58%-7%), 벨기에(74%-8%), 이탈리아(52%-13%) 등 유럽 국가들에서도 클린턴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40∼60%포인트가량 높았다.
한국에서 클린턴과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68%, 7%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트럼프 지지율이 낮은 국가는 멕시코(1%), 스페인(6%), 아르헨티나(6%) 등 단 세 나라뿐이었다. 일본의 클린턴 지지율도 52%로 트럼프(9%)보다 40%포인트 이상 높았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에서 트럼프 지지율(32%, 28%)은 클린턴(30%, 12%)보다 높았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성폭행'(rape)한다는 과격 발언을 하고 중국산 상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것을 고려할 때 다소 이례적인 결과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중국에선 성공한 기업인 출신의 '실용주의자'로 여겨지고 클린턴만큼 중국의 인권문제를 조명하지 않아 '덜 매파적'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에선 나토 동맹에 부정적이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 트럼프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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