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는 지난달 와룡면 태리 일대에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자웅암 테마공원 주차장을 완공했다. 그러나 이용자가 없어 제구실을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할 조짐이다. 정작 외부 관광객의 발길을 끌 수 있는 본사업에 해당하는 공원 조성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공원 조성에 필요한 땅의 매입 단계부터 난관에 부닥친 안동시가 사업 자체를 보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결과인 셈이다.
이번 사업은 태리 마을 주변에 전래하는 이야기의 관광자원화 차원에서 시작한 아이디어 행정이다. 예부터 아들 없는 부녀자들이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과 주변 자연환경에 얽힌 사연을 엮어 사람 발길을 끌어보자며 추진했던 일이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국 시'군 지자체마다 고유의 지형'지물과 같은 천연자산을 활용하는 사업은 다반사다. 제대로 추진할 경우 지자체 재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사업 자체를 굳이 반대할 까닭이 없다.
문제는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지, 성공 가능성은 있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다. 이번 자웅암 테마공원조성사업에서 안동시는 허술한 행정력을 드러냈다. 2012년부터 70억원의 테마공원조성사업을 위한 토지매입 때 지주들 반대로 난관에 부딪혔지만 사업을 강행했다. 사업비를 줄여 10억원의 국비와 도비, 시비를 확보해 3억원으로 주차장 부지를 사고 7억원으로 공사까지 마친 것이 그렇다.
이번 테마공원조성사업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더 이상 진척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마련한 주차장의 관리와 이에 따른 비용 지출은 어쩔 수 없다. 이용객조차 없는 주차장에 해마다 전기료와 관리 인건비 등으로 2천만원은 써야 할 판이다. 게다가 관광객 유치와 이미 만든 주차장의 이용을 높이기 위해 자웅암 관련 장소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내려면 추가 사업비 투입은 피할 수 없다.
이번 사업은 한번 잘못 판단한 지자체의 행정이 빚은 세금 낭비의 악순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따라서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시작한 사업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의 규명과 상응한 조치는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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