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청 신도시, 날벌레도 따라 이주했나

공사장·웅덩이 새 서식지 삼아 이른 무더위 영향 개체수 급증

경북도청 신청사 서문 인근 식당 창가에 새까맣게 붙어 있는 벌레. 권오석 기자
경북도청 신청사 서문 인근 식당 창가에 새까맣게 붙어 있는 벌레. 권오석 기자

"밤마다 식당 안으로 몰려드는 벌레들 때문에 장사를 못 할 지경입니다."

한 달 전 경북도청 신도시 서문 인근에서 족발집을 개업한 박찬환(39) 씨는 최근 식당 안으로 몰려드는 각종 벌레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박 씨는 처음 벌레가 식당에서 발견됐을 때 하루살이 정도로 착각해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모기 피해를 호소하자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살충제를 뿌려도 잠시뿐 금세 모기가 바글거리기 시작했다. 박 씨는 "음식점이다 보니 무척 신경이 쓰인다. 수시로 날아드는 모기 등 날벌레 때문에 피해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경북도청 신도시 주민들이 최근 늘어난 벌레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무더위 탓에 모기 등 날벌레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도시 내 방치된 공사장 잡초, 흙더미, 웅덩이 등이 벌레 서식지 역할을 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청 신도시 내 아파트 등 주거지역이 밀집된 예천은 지난달 16일 호명면에 방제 인력 1명을 추가 배치해 최근까지 10여 차례 활동을 펴고 있다. 하지만 도청 등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상가가 형성된 안동은 지난 2월 도청 이전 이후 단 한 차례도 방제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행정구역상 안동에 있는 도청 신청사 주변 상가와 공무원 임대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8일 경북도청 신청사 서문 인근 이주자택지 공사현장. 도로변 인근 상가 뒤편으로 젖은 흙더미와 잘린 잡초 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흙더미 밑으로는 물이 고여 있었다. 웅덩이 인근 잡초 더미를 건드리자 모기 새끼처럼 생긴 벌레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신도시 주민 김모(34) 씨는 "요즘 날이 더워지면서 벌레가 유난히 많아졌다. 특히 도청 신청사 인근 천년숲과 공사장, 공원 주변을 중심으로 모기 등 벌레가 몰려 있다"고 말했다.

김종수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명품 신도시를 만들고자 녹지와 공원 등을 많이 만들다 보니 모기 등 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안동시, 예천군과 협의해 공사장에 방치된 흙과 잡초 더미를 없애는 등 종합적인 방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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