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맛있는 예술!

권 영 민
권 영 민

예술이란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표현한 것이니,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이미 예술을 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삶이 예술이다'라는 말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술이 어렵다고들 한다. 그 또한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누구에겐 사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창작자가 아닌 관람자에게 만큼은 예술은 힘든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 맛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술은 지구 상의 그 어떤 생명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표현이다. 그것은 생명유지의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말도 된다. 왜 인간은 그 오래전부터 예술을 즐겨왔을까? 그것은 아마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 맛있는 음식, 따듯한 옷, 세상을 호령하는 권력만으로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그 무엇이 예술이라는 표현으로 채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창작의 고통을 산고(産苦)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관람자들은 굳이 그 고통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저 최소한의 규칙 또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즐기면 될 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예술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예술을 어렵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몇 마디를 덧붙여 본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까지는 요리사의 수고와 많은 공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예술도 음식만큼이나 그 과정이 복잡하다. 클래식음악을 예를 들어보면 교향곡, 독주곡, 실내악곡 등을 통칭하는 기악곡과 성악곡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성악곡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가사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 비교적 이해하고 즐기는 층이 많은 편이지만, 기악곡은 가사가 없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이 많다. 하지만 굳이 모든 음악을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음악이란 원래 모호한 표현이 담겨 있어 별도의 설명 없이 작곡가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전문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어떤 재료와 양념이 들어가 있는 음식인지 알 수 없어도 우리가 매일 먹고 즐기는 것처럼 음악도 어떤 작곡가의 마음에서 잉태된 아름다운 멜로디에 녹아든 감동이 몇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를 한없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것이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다면 질리듯이 열린 마음으로 듣는 새로운 음악이야말로 낯선 여행지에서 맛보는 새로운 음식이 될 수 있고, 때론 그 낯설던 음식이 다시금 생각나 맛있는 추억으로 남듯이 언젠간 다시 찾고 또 좋아하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상에 넘쳐나는 맛있는 음식만큼이나 다양하고 맛있는 예술! 이젠 여러분이 즐길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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