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 쏘는 법만 배우고 뛰어든 전투"…학도병들이여 고이 잠드시길

제12회 이서중 6·25 학도병 추모식

8일 청도 이서중
8일 청도 이서중'고 6'25 참전비 앞에서 '제12회 이서중 6'25 참전 전몰 학도병 추모식'이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서중'고 제공

"총 쏘는 법만 배우고 뛰어든 전투에서 나를 살려준 전우를 잊지 못해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겪은 일들을 자라나는 세대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8일 청도 이서중학교 제1회 졸업생으로 6'25전쟁에 자원입대했다 숨진 학도병을 기리는 '제12회 이서중 6'25 참전 전몰 학도병 추모식'이 엄숙하게 거행됐다.

올해 이서중'고 6'25 참전비 앞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육군 50사단 군악 연주와 조총, 기수단이 함께해 추모의 격을 더욱 높였다. 이서중 추모식은 학도병으로 참전한 1회 동기생 32명 중 고(故) 문재수, 박재규, 박재학, 이승모 등 전사한 4명을 추모하기 위해 동기들이 시작했다. 그러나 동기생들의 나이가 많아지고 하나둘 세상을 등지면서 지난 2011년부터 총동창회에서 추모식을 맡고 있다.

이날 전사한 이서중 학도병과 같은 소대에서 전투에 참가한 경주중 이종근 참전용사는 "66년 만에 전우의 추모식에 참석하게 됐다"며 "나이 70이 넘어 내 생명의 은인 박재학 전우의 유족과 고향을 찾아 수소문했었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그는 추모사에서 이서중 전우들은 1950년 8월 23일 대구의 육군부대에 자원입대했고, 2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친 뒤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영천, 안강, 영일, 포항 전투부터 참전해 전공을 세웠다고 했다. 동기생 32명과 인솔 선생님까지 그 자리에서 자원입대해 군복무를 마친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이런 사실은 교과서에 실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줄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이서중 1회 동기생 가운데 이날 이태희(85), 박재욱(85) 씨가 참석해 추모식을 지켜봤다. 이서중'고 양순호 총동창회장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학도병 신분으로 꽃다운 나이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산화한 순국 영령들이 고이 잠들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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