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이럴 수가 있나?"
대한민국 정신 건강이 위태롭다. 개인의 감정 조절 장애로 사회 안전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집단 정신병에 걸린 듯, 곳곳에서 상식을 파괴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묻지 마 살인 사건(서울 강남역 인근, 수락산 입구), 묻지 마 폭행 사건(부산 동래), 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전남 신안군)이 일어났다. 사회 분위기는 살벌하기 그지없다. 운이 나쁘면 언제, 어디서든 횡사할 수 있다는 섬뜩한 생각마저 든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황당무계한 사건 사고가 이어지니, 이 뉴스를 매일 접하는 국민은 당혹스럽고 마음 둘 곳이 없을 지경이다. 충격적인 범죄의 이면에는 사이코패스, 조현병(정신분열의 일종), 우울증, 조증, 분노 조절 장애, 공황장애, 틱장애, 마약 및 알코올 중독 등 각종 정신병으로 인한 경우가 잦다.
대한민국 평균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 치유에 나서야 한다. 감정 조절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을 무조건 비난만 하거나,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건강한 사회 구성원들이 정신 장애자들의 탈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 가족이나 이웃 등 주변에서 단 한 명이라도 그들의 억한 감정을 받아주는 배출구가 된다면, 극단적 행위나 범죄로 이어질 확률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대가족 시절에 5남 2녀를 둔 가정에서 한두 명이 분노 조절 장애를 겪고 있다 해도, 나머지 부모나 형제자매들이 사랑으로 잘 감싸면 큰 사고 없이 가족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사회 전체로 확장해보자. 우리 사회에서 많게는 10%가 정신장애를 겪고 있다 해도, 나머지 90%의 건강한 구성원들이 잘 감싸고 보듬어 준다면 이들의 분노는 조금이나마 사그라들게 된다. 또 이들 중 상당수가 정신 건강을 되찾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 정신 건강 지수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정신병' 치료를 양성화할 필요도 있다. 우리 사회는 정신병 치료를 받은 경력만으로도 직장이나 모임 등에서 '정신병자' 취급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이들도 정신병원 치료를 창피하게 여기거나, 꺼리는 측면도 적잖다. 국가 차원에서 정신 건강 치유 프로그램도 좀 더 활성화해야 한다.
국민 정신 건강 지수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이자 행복의 척도다. 부모가 감정 조절 장애를 겪고 있다면 그 자녀가 어떻게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겠는가. 적어도 아이들은 10년 동안 부모와 우리 사회의 한없는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가족만 행복하면 됐지'라는 생각도 버리자. 주변에 힘든 친척과 이웃이 있다면, 한 번씩 찾아가서 행복 전도사가 되어주자. 행복은 혼자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퍼뜨려야 그 기쁨이 커진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국민 정신 건강 지수를 높일 수 있는 교훈을 엿본다. 주인공 '귀도'(로베르토 베니니)는 유대인 수용소에 끌려가 죽음을 앞두고도 아들 조슈아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가족은 1천 점을 모으면 탱크를 얻게 되는 게임에 당첨됐다"고 거짓말을 한다. 수용소에서 '귀도'가 아들을 위해 보여준 천진난만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관객들에게 폭풍 눈물을 흘리도록 만든다. 죽음에 맞서면서, 아들 조슈아에게 인생의 어둠과 잔혹함을 지워준 부성애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 제목의 역설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해준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성인들이 '귀도'처럼, 극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 동심을 지켜주려는 노력을 해보자. 그리고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을 품어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자처하자. 삶이 지치고, 힘들고, 나 혼자뿐이라고 여겨질 때 누군가 한바탕 순수한 웃음을 줄 수 있다면 국민 정신 건강 무지개가 다시 푸른 하늘을 수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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