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한 출향인의 고향사랑

"대구 발전을 위해 모두 하나가 됩시다! 대구 사랑과 대구 자랑을 위하여!"

지난 2014년 6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달구벌희망포럼'의 창립 5주년 기념 자리에서 손일수(1956~2016) 회장 등 대구경북 출신 회원 등 100여 명이 한목소리로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외친 각오다. 이날의 외침은 2009년 6월 24일 서울에서 달구벌희망포럼이 발족하면서 내걸었던 바로 그 구호였다. 구호는 손 회장과 처음부터 참여한 재경 대구경북 출향인 20여 명과 당시 대구시 서울사무소 정풍영 소장 등 공무원 의견을 모은 결과 탄생했다. '대구 발전 기여'를 설립 취지로 밝힌 포럼의 사업 규정 맨 앞에 '대구 사랑, 대구 자랑 실천운동 전개 등 지역 이미지 개선'이 자리한 까닭이다.

6개월의 진통을 거쳐 불과 20여 명으로 출범한 포럼은 해마다 회원이 늘면서 100명을 넘었다. 주로 세종대로 정부청사 부근 광화문 주변에서 열리던 포럼모임을 강남, 여의도, 세종시 등으로 분산해 열었다. 참석 기회를 넓히려 함이다. 회원 대상의 모임과 세미나, 정기적인 대구 방문을 통해 '달구벌에 희망을 주는 포럼'을 지향하며 '대구 사랑과 대구 자랑' 활동을 펼쳤다. 회원 아이디어와 제안이 쏟아졌고, 실제 정책화로 일자리 창출의 결실도 맺었다. 대구 달구벌을 도울 또하나의 서울 달구벌이 예비군으로 생긴 셈이다.

활동은 기대를 넘었다. 이 때문에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포럼 회원들에게 "처음 창립할 때 1, 2년 하다가 말 거라고 생각했다"며 지난 심정을 털어놓으며 높이 평가했다. 포럼의 성장과 활동 뒤에는 드러나지 않게 전폭적으로 지원에 나선 손 회장의 역할은 지대했다. 김 전 시장이 서울 출장 때 그와 대구시정 발전을 위한 소통 시간을 갖고, 특히 2013년에는 '자랑스러운 시민상 특별상'을 주며 특별히 감사의 뜻을 전한 까닭이다. 대구가 고향인 손 회장은 출신 모교 지원은 물론, 자신의 기업 본사를 경북 포항에 둘 만큼 대구경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몰래 조용히' 실천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고향을 위해 발벗고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가 지난 3일 갑자기 별세했다. 그는 떠났지만 고향 가까이 묻힐 만큼 고향을 아꼈다. 수많은 조문객이 그를 기리며 슬픔을 감추지 않고 통곡함은 남다른 그의 고향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가 회원과 함께 뿌리고 싹 틔운 고향 사랑의 씨앗이 풍성하게 열매 맺는 날까지, 그는 늘 함께하며 살아 있으리라.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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