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2016 프리우스 4세대 S

더 넓히고…전작보다 전폭 15mm·전장 60mm 늘려, 노즈 앞 70mm 보닛 뒤 끝 52mm↓

현대자동차가 올해 초 국내 첫 친환경 전용차로 출시한 아이오닉은 1997년 도요타가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차로 내놓은 준중형차 프리우스를 경쟁상대로 삼고 있다. 이는 현대차의 기술력이 그만큼 발전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수십 년이 지나도록 도요타의 친환경차 제조 능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음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3월 기준 전 세계 누적판매 370만 대를 돌파했을 만큼 스테디셀러인 프리우스는 유럽차 업체들보다도 뛰어난 친환경차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도요타의 기술력은 프리우스 동호회 회원들끼리 장난삼아 '낮은 연비 기록하기 대회'를 연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차의 연비가 높고, 누가 어떻게 몰아도 연비가 좋게 나온다는 운전자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프리우스가 지난 3월 4세대 모델로 업그레이드돼 국내 출시했다. 이전 세대의 친환경성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렸고, 그러면서도 더욱 스포티한 디자인과 인간 중심의 인테리어, 운전의 즐거움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프리우스 4세대는 도요타의 새로운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바탕으로 저중심 디자인을 적용, 전작보다 차체가 더욱 낮고 넓어졌다. 전폭 15㎜, 전장 60㎜가 늘어났고 노즈 앞 끝은 70㎜, 보닛 뒤 끝은 52㎜ 낮춰 전방 시야를 향상했다. 높이는 20㎜ 낮췄다.

각지고 밋밋하던 후면은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해 비교적 부드럽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측면에서 보이는 유선형 차체는 첨단 공기역학 설계를 도입, 루프(지붕)의 가장 높은 위치를 170㎜ 앞으로 옮겨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 0.24Cd를 실현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공기저항을 낮추고자 위치를 조정한 리어 스포일러는 룸미러를 봤을 때 후방 시야를 가리는 점이 아쉽다.

아울러 차체 강성을 60% 향상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9일 오전 11시부터 약 3시간 동안 프리우스 4세대 S모델을 타고 시내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렸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도요타'렉서스 딜러사 ㈜렉서스와이엠에서 신천대로, 앞산순환로를 통해 성서산업단지로 향했다가 신천대로, 희망교를 거쳐 렉서스와이엠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달렸다.

계기판을 운전석 앞이 아니라 차량 센터페시아 한가운데 위에 배치한 것이 독특한 인상을 줬다. 완전히 디지털로만 구성된 계기판은 속력 변화에 따라 숫자가 오르내리고,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페달을 밟고 뗄 때마다 차가 엔진을 사용하는지, 모터(배터리)를 사용하는지, 배터리 충전량은 어느 정도인지를 차 모양의 그래픽으로 보여줬다.

엔진룸과 승차공간 사이에 흡차음재를 보충한 만큼 시동을 건 초반에도 소음이 거의 없이 아주 조용했다. 프리우스는 엔진 98마력, 모터 72마력으로 최고출력 122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14.5㎏'m다. 다만 최대 650V 승압을 통해 순간출력을 높인 '부스트 컨버터'가 적용된 영향인지, 저속일 때는 강한 토크를 발휘하고자 모터를 구동하는 '위잉'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는 속력 20㎞/h를 넘는 순간부터 거의 들리지 않았다.

특히 배터리가 완충된 상황에서 시속 40㎞ 미만으로 전기 모터로만 달리는 EV모드를 적용하자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또 속력이 60㎞/h를 넘는 엔진 주행 때도 엔진음이 상당히 정숙했다.

주행 중에 에어컨을 가동해도 거뜬히 달렸다. 구동(주행, 회생제동)과 충전(엔진 시동, 충전)을 각각 담당하는 2개의 모터를 장착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가속 시 연비가 급속히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더욱 수월하게 가속되며, 주행 내내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파워트레인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100㎞/h 이상 고속으로만 달리기에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분명 가속능력을 키우는 대신 고효율에 집중한 흔적이 보였다. 국내 정부 기준 복합연비는 21.9㎞/ℓ에 달하며 EV모드와 파워모드, 탄력운전을 번갈아 시도한 후 마지막으로 확인한 연비는 26㎞/ℓ 수준이었다.

프리우스 4세대에는 LED 램프가 적용돼 흐린 날에도 높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8개의 에어백이 장착됐으며 VSC(미끄러운 노면에서 제동력'출력 제어), ABS(급제동, 미끄러운 노면 제동 시 브레이크 압력 조절) 등 첨단 안전사양이 적용됐다.

상위 트림인 S등급 모델의 경우 선루프와 가죽시트, 한국형 내비게이션 매립,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 풀컬러 HUD 등이 추가 적용됐다. 가격은 3천260만(E등급)~3천890만(S등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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